이곳에 강림하시와 흠향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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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후. 북촌 4·3유족회 직전회장
443위 영령이시어!

오늘은 4·3의 광풍으로 마을이 화염에 휩싸이고, 수백 명이 목숨을 잃어 살얼음판에 나앉았던 지 68주년이 되는 섣달 열 아흐렛날입니다.

임들은 어지러운 시국에 국가의 그릇된 판단으로 희생당하신 영령 앞에 옷깃을 여미고 삼가 고합니다.

수많은 인명의 희생을 겪은 지 50여 년이 흐른 2000년 5월 16일 4?3희생자북촌유족회가 창립한 이후 오늘로써 열여섯 번째 합동위령제를 올리고 있습니다.

영령들이시어!

4·3의 역사는 진실을 향하여 정진하고 있습니다. 1999년 4·3특별법 제정을 바탕으로 진상보고서 출간을 비롯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공권력의 잘못에 대한 사과에 이어 2014년에는 제주4·3을 희생자국가추념일로 지정돼 다소나마 무고한 희생과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는 기반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정권마다 4·3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고, 부정적인 시각의 일부 사람들이 있어 유족들의 마음이 편한 날이 없답니다.

그러나 살아 남은 사람들은 평화와 인권의 뿌리를 내리고 행복한 북촌마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10일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으로 ‘북촌마을 4·3길’을 개통했습니다. 인명피해가 가장 많았던 ‘너븐숭이 대학살’의 현장을 비롯한 10여 군데를 역사 교육현장으로 조성해 평화?인권의 소중함, 아름다운 마을의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영령들이시어!

우리 유족들이 정성을 모아 제수를 올리오니 이곳에 강림하시와 흠향하시고 마을의 안녕과 유족들의 앞길에 무궁한 영광이 충만토록 굽어살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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