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폭등·김영란법에 설 특수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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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관광객 지갑 닫히면서 오일시장 생선·과일점포 상인들 한숨
▲ 17일 오전 제주민속오일시장 전경.

“물가 폭등으로 손님이 없습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설 특수도 이젠 옛말이 된 듯하네요.”

 

제주민속오일시장 상인들이 설날을 10여 일 앞두고 한데 입을 모아 한 말이다.

 

17일 오전 제주민속오일시장은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로 붐볐지만, 품목별로 상인들의 표정은 엇갈렸다.

 

떡볶이와 핫도그, 튀김 등 먹을거리를 파는 환한 표정의 상인들과는 달리 옥돔과 소고기, 과일 등 설 음식의 주재료를 판매하는 상인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모습이었다.

 

수진수산 대표 허경숙씨(62·여)는 “옥돔 1㎏을 국내산 기준 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작년보다 최소 5000원 이상은 올랐다”며 “너무 비싼 탓에 찾는 손님이 줄어들었다. 오더라도 조기 등 잡어를 조금 사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슬기네청과 김춘화 대표(68·여)는 “과일이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1000원~2000원가량 비싸졌다. 경매 단가가 세서 잘 팔리지 않아 사과를 13개에 1만원, 딸기는 1팩에 7000원에서 6000원으로 가격을 내려 팔고 있다”며 “김영란법 시행 이후 전국 각지로 배송 나가던 택배도 뚝 끊겼다. 설날 특수를 기대했는데, 지금은 설이 설 같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설 대목을 맞아 가게마다 덤으로 주는 푸근한 인심과 함께 조금이라도 물건값을 깎으려는 손님과 더는 안 된다는 상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실랑이 등으로 활기가 가득할 것만 같았던 시장 분위기는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상인들과 함께 설 식품을 준비하려는 손님 역시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지만, 대부분 구경만 하고 지나갈 뿐이었다.

 

김석민씨(38·제주시 연동)는 “품질도 좋고 흥정하는 재미도 있어 매해 이맘때면 오일시장을 찾았는데 생선 등 전체적인 물품 가격이 작년보다 너무 비싸 당황했다”며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고자 계속 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A씨(52·여)는 “차례상에 올릴 음식 재료가 비싸 꼭 필요한 양만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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