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심경은 어떻습니까?
지금 심경은 어떻습니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던가. 추락하는 권력엔 날개가 없음을 새삼 느낀다.

권력의 정점에서 국정을 농단했던 주역들은 ‘나는 모른다’거나 ‘나는 책임이 없다’를 외친다. 이들의 작태를 보고 있으면 일말의 연민도 사치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뿐이다.

▲국정 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이모·조카 사이인 최순실씨와 장시호씨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을 보니 권세와 이익만을 좇다가 결국은 혈연도 배신하는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 배신의 드라마는 여기서 멈추질 않는다.

안종범 전 청와대정책조정수석은 지난 16일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출석,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추진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면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혀 대통령에게 비수를 꽂았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지난 17일 첫 재판에서 “청와대와 삼성이 직접 소통해 처리한 일”이라며 청와대로 책임을 떠넘겼다.

박 대통령은 이들의 진술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

로마제국 황제 줄리어스 시이저의 마지막 한마디, “브루터스 너마저….”를 떠올렸는지 모를 일이다.

▲이 같은 배신의 막장 드라마는 권력무상·인생무상 단막극까지 합해져야 완결판이 된다.

문고리 3인방 중 행방을 감춰 헌재에 증인 출석을 하지 않고 있는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의 행태는 비겁하다 못해 옹졸하다.

국정을 쥐락펴락할 때의 기세등등함은 온데간데없이 머리카락이라도 보일까봐 꼭꼭 숨어있는 꼴이 국민들에게 참으로 한심스럽게 보일 뿐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 3명은 구속됐다.

그 배후로 의심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구속영장 청구가 검토되고 있다니 ‘왕실장’과 ‘박 대통령의 여자’로서의 마지막 종착역이 어디가 될지 궁금해진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비리와 관련해서도 김경숙 전 이대 신산업융합대학장과 류철균 교수, 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 3명이 구속됐고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은 18일 특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열녀전’에 ‘가난하고 천한 것을 슬퍼하지 말고 부귀에 급급하지 않는다’는 고사성어가 있다. 가난과 부귀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살라는 의미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주·조연을 자처한 이들에게 지금의 심경을 묻고 싶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