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재단 前이사 "최순실이 회장"…"청와대와 긴밀하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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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뒤 靑서 전화, 정부 부처와 협의하라 지시…최씨, 문화쪽 잘 몰라"
"최씨가 지시한 사업, 대통령 순방 포함"…"최경희 이대 총장도 찾아가"

광고감독 차은택씨 추천으로 미르재단에 들어간 전직 이사진이 '비선 실세' 최순실(61)씨를 재단 회장으로 생각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최씨가 재단 업무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언도 쏟아냈다.

   

미르재단 전직 이사 이모씨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 등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사진 선임 배경 등을 설명했다.

   

이씨는 2015년 10월 초 차씨 소개로 서울 시내 모 호텔에서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김홍탁 플레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등과 함께 최씨를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차씨가 최씨를 '회장님'이라고만 소개해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이씨는 말했다.

   

이 자리에서 최씨는 "대한민국은 문화가 발전해야 앞으로 살아날 수 있다. 대한민국 문화 융성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또 "돈 욕심 내지 말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면 다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다만 이 자리에서 재단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최씨에 대해 "문화 쪽에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것 같진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 뒤 차씨가 "재단이 만들어지는데 비상임 이사를 해보겠느냐. 내가 최 회장에게 추천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별도의 면접 절차는 생략됐다.

   

이씨는 검찰에서 "최씨가 미르재단 회장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최씨가 재단 사업과 운영사항에 대해 회의를 했고, 큰 방향에 대해 제시를 했다"고 증언했다.

   

또 "회의했던 내용에 대해 청와대에서 나중에 연락이 오는 걸 보고 최씨가 미르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분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미르재단과는 상관없다'며 발뺌한 최씨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진술이다.

   

이씨는 최씨가 미르재단이 추진한 일명 '에콜페랑디' 사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도 증언했다. 이는 프랑스 요리학교와 제휴해 한국에 관련 요리학교를 개설하려던 사업이다.

   

최씨가 이 사업의 진행 경과를 챙기며 김성현 사무부총장과 여러 차례 통화했고, 회의 과정에서는 정부 부처와 협조가 필요한 게 있으면 상의하라고 했다고 한다.

   

이씨는 당시 요리학교 개설 공간 문제로 차은택, 김성현씨 등과 함께 이화여대 최경희 당시 총장을 학교로 찾아간 일도 소개했다.

   

또 차씨 등을 통해 최씨가 그 전에 이미 최 총장을 여의도에서 만났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에콜페랑디 사업과 관련해 여러 차례 청와대 회의에도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비서관에게 '회의가 많아 귀찮다'는 태도를 보이자 이 비서관이 "V(대통령)가 관심이 많다"고 했다고 이씨는 진술했다.

   

이씨는 최씨의 지시로 아동영양식(K-meal) 개발 사업을 진행했고, 대통령 해외 순방프로그램에 이 사업이 포함되는 걸 보고 최씨가 청와대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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