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학관, 뭣이 중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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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준 한국문인협회 이사 작가/논설위원

전국에 75개나 되는 문학관이 제주에는 없다. 제주문학관이 기존의 문학관과 달라야 하는 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몇 곳을 제외하면 기존의 문학관은 사단법인이나 자치단체, 유족이 운영하는 문필가 개인의 업적을 소개하는 문학관이 많다. 그에 비해 제주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특수성을 가지고 있어 종합적이면서도 다양한 문화콘텐츠 생산이 가능하다.

가령 독특한 신화와 전설, 민담 등의 구비문학, 조선조 때 귀양 왔던 양반들이 남긴 유배 문학, 4·3과 피난지 문학, 해양문학, 제주어문학 등은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장르다.

이런 다양한 내용들을 갖춘 문학관은 국내에는 없고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제주문학관이 건립 되면 제주문학과 제주문화의 정체성과 특수성이 널리 알려 지게 될 것이고 국제적으로도 이슈가 될 것이다. 그래서 제주문학인들은 문학관 건립을 10여 년 전부터 숙원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작년 12월 말에 가칭 제주문학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 기초조사 연구용역 최종보고서가 나왔다.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문학관의 최적 입지로 관덕정 뒤의 옛 제주시청 부지를 선정하였다. 이곳은 제주 역사의 중심지로서 원도심 재생 사업과 맞물리고 주변의 목관아와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것, 부지 확장성과 국공유지 활용성 등에서 다른 예정 후보지들과의 비교에서 단연 돋보이는 장소다. 관덕정 부근을 확장하여 광장을 만들고 2018년부터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한다니 더욱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문화공간이 될 것이다.

제주문학관이 건립되면 제주 지역 문학자원의 발굴과 그 자원을 바탕으로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 질 수 있다. 또한 제주문학 자원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활용의 구심체 역할을 담당할 것이고 스토리텔링 개발 등으로 제주문화의 고부가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상설전시와 기획 공연 등 연중 계획된 이벤트와 프로그램으로 단순한 박물관, 도서관의 기능에서 벗어나 살아 있는 문화 공간으로 교육 기능뿐 아니라 문화와 관광의 융·복합으로 도심 관광 자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제주문학관은 상설 전시장, 기획 전시실 뿐만 아니라 시청각 장비를 갖춘 다목적 강의실, 북 카페, 야외문학관, 창작집필실 등이 갖춰져서 지역문화예술의 구심체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 용역보고서에 적시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공간 구성은 좀더 다양화가 필요하다. 용역 안에는 다양한 도민의 문화 향유 욕구를 담을 공간이 부족하다. 영상 세대를 유인하기 위해 DVD 감상실, 전자책 열람실, 콘서트나 연극 등의 공연장과 시화전 등의 상설전시장, 고객들의 문학 체험 공간 등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주변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계획이 없다. 관덕정 주변이 정비가 된다면 주변의 칠성로 등 사잇길을 제주와 관련 있는 문학인의 이름을 붙여 명명한다든지, 목관아와 연결하여 명상공원, 산책길도 필요하다. 또한 주변을 광장으로 확장한다면 문학적인 분위기로 유도하기 위해 과거 문인들이 모여 대화를 나눴던 주점, 다방, 서점, 문구점 등의 유치도 필요하다.

제주도는 도세가 작아 순수 도비만으로 문학관 건립이 어렵다. 따라서 국비 확보 방안과 공기업이나 국내 대기업의 협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보다 더욱 시급한 것이 자료수집이다.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할 연구원 확보가 선행 되어야 한다. 그리고 설계용역 과업지시서나 건립에 다른 제반 문제를 논의 해결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하는 건립준비위원회 TF팀도 하루빨리 조직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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