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실효 없다 판단, 휴식년제 참여 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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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읍 한남리 현창호씨(44)=4년째 계속된 감귤 값 하락과 초유의 처리난을 겪으면서 시커멓게 타들어간 농심이 비 그친 들판의 풀빛처럼 생기를 찾을 수 있을까.

이 같은 오늘의 비상사태의 책임을 농가나 행정 어느 한쪽에만 묻는 것은 온당치 않으며 양쪽 모두 책임을 통감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농가는 영화로웠던 과거에만 집착한 채 앞을 내다보지 못했던 타성을 벗어던지고 위기 탈출을 위한 간벌과 폐원에 적극 동참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행정기관도 잘못된 통계 예측을 근거로 한 출하량 집계가 감귤 값 하락의 결정적 요인이 됐음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또 2001년 감산을 위한 휴식년제를 시행하면서 낙과제 살포 이후 수확에 이르기까지 농가들이 해야 될 일들에 대한 적절한 사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상당량의 소과가 발생해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물론 고르지 못한 일기도 이 같은 현상을 초래하는 원인이 됐다. 그러나 농가의 입장에서는 내년에 우려되는 해거리 현상까지 3년간 손실을 감수해야만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가들이 선뜻 휴식년제에 동참할 리는 만무하다.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2000㏊ 목표 중 13%만 신청을 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했기 때문인지 제주도는 얼마 전 강제성 없이 농가가 자발적으로 신청한 물량에 대해서만 휴식년제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차제에 휴식년제에 대한 행정기관의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

감산을 위한 정책으로서는 실효가 없을 뿐만 아니라 농가도 두 번은 속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등을 돌린 지 오래다.

최근 감산을 위한 농가의 폐원신청이 잇따르고 간벌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감귤 휴식년제’를 대체 보완할 수 있는 행정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도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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