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아버지와 자상한 아버지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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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도내 몇 군데 도서관에서 자서전 쓰기 교실을 운영했다. 자서전 쓰기 교실에는 어느 정도 연세 있으신 분들이 많이 오신다. 오래 세월을 살아오신 그 분들의 삶을 글로 적을 수 있게 도와드리는 운영방식이라 주제별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우선이다. 하루는 신념과 가치관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자녀가 나를 닮았으면 하는 점과 닮지 말았으면 하는 점’을 이야기 해보기로 했다.

 

어느 한 분께서 문득 생각난 듯이 말씀을 하신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나는 자녀의 독립심을 길러주기 위해 했던 행동인데 아들이다 자란 다음에 이야기를 해봤더니 오히려 아들은 그 상황을 냉정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더군요.” 하신다.


예를 들어 어린 아들이 길을 걷다가 넘어졌을 때, 아버지는 얼른 달려가 일으켜주고달래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러다 보면 아들이 너무 약하게 자랄까봐서 일부러 모르는 척 했더니 울지도 않고 혼자 일어나 툭툭 털고 오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잘 자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식을 낳은 아들은 자신의 아이가 넘어지거나 위험한 일을 하려고 하면 부모가 보기엔 너무 과잉으로 대응하면서 보호를 하는 모습이어서 한 마디 하려고 했더니 오히려 아들이 아버지께 “예전에 제가 넘어졌을 때, 저는 아버지가 관심 가져주고 달래주기를 바랬는데 너무 냉정하셔서 저는 아버지처럼 안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녀가 나를 닮았으면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너무 과잉으로 대응하지 말고 조금은 거리를 두고 길렀으면 하는 점이라고 하신다.

 

그런데 왜 아들은 아버지를 닮지 않고 부모가 보기에 과잉보호를 하는 것처럼 보였을까? 흔히들 세대차이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길 일이겠지만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여기에 자녀교육의 해답이 있을 지도 모른다.


아마 아버지는 아들이 모든 일에 독립적이고 믿음직하게 자라기를 기대해 어릴 때부터 웬만한 힘든 일에는 혼자서 알아 처리하게 모른 척 해왔을 것이다. 그런 모습이 아들로 하여금 무관심하고 냉정한 아버지라고 오해를 하게 만들었을 테고...

 

여기서 한 가지만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지금 보여주는 아버지의 자세는 아주 바람직하다. 가뜩이나 한 두 자녀만 키우는 요즘 젊은 부모들이 꼭 필요한 자세인지도 모른다. 여기에다 딱 한 가지만 더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기다려주고 아들이 힘든 일을 겪으며 이겨내었을 때, 가서 어깨 한 번 툭 쳐주면서 “우리 00, 아주 믿음직하더구나. 아버지는 이런 00가 되어주길 바래서 지켜보고 있었던 거란다.” 하고 말이다. 그러면 자녀 입장에서는 ‘아! 아버지는 항상 나에게 관심을 주며 지켜보고 계시구나. 무관심한 게 아니구나.’ 생각하며 언제나 내 뒤엔 나를 지켜보는 아버지가 계심을 믿고 당당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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