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탄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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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호/수필가

“꼬끼요∼” 여명의 고요와 적막을 깨는 닭 울음. 그 소리에 놀라, 낮게 깔린 잿빛 구름 사이로 찬란한 빛줄기가 용솟음친다. 해마다 맞이하는 광경이거늘 정유년 원단의 태양이 더욱 새롭게 다가옴은 무슨 까닭일까. 아마도 지난해 벌어진 국격을 뒤흔드는 초유의 사태가 여태 마무리되지 않은 안타까움 때문이리라.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기에 앞서 대한민국의 평온과 번영을 기원하며 합장을 했다.

 

십이지 중 열 번째인 닭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어디 그뿐이랴. 조선 후기의 유학자 하달홍(河達弘)은 『축계설』에서 「한시외전」의 고시를 인용하여 오덕(五德)을 지닌 존재로 닭을 조명한 바 있다. “닭은 머리에 관을 썼으니 문(文), 발톱으로 공격하니 무(武), 적을 보면 용감히 싸우니 용(勇), 먹을 것을 보면 서로 부르니 인(仁), 어김없이 때를 맞춰 우니 신(信)”이라 한 것이다. 상서롭기 그지없다.

 

그런 닭이 심한 조류독감(AI)으로 인해 수난을 겪고 있다. 그래서일까. 사리사욕으로 인해 구절양장(九折羊腸)처럼 꼬일 대로 꼬인 범국가적 난사 역시 쉬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그냥 주저앉을 수는 없다. 우리는 자랑스런 배달의 후예들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원효대사에게 큰 깨달음을 준 『화엄경』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가르침과 같이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후안무치와 뻔뻔함의 종착역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일 게다. 『긍정심리학』의 저자 마틴 셀리그만의 말처럼 지금은 긍정적 사고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유사한 관점에서 라자루스(Lazarus)는 ‘자아탄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은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을 때 반드시 부정적 정서나 문제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인함과 긍정적인 힘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아탄력성은 곧 중대한 역경이나 어려움에 직면하여 긍정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패턴을 말한다. 외적 스트레스와 내적 긴장에 대해 융통성 있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자아탄력성이 시사하는 바는 자못 크다 하겠다.

 

열정이 삶을 이끈다면 절망은 기필코 희망으로 변할 것이다. 붉은 닭의 해인 정유년에는 자아탄력성을 토대로 모든 가정에 웃음이 넘치고, 부디 열정과 희망이 넘실대는 한 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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