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환경 보호의 파수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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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전 탐라교육원장/수필가

지난해 10월 ‘차바 태풍’이 제주를 강타했다. 자정에 들이닥친 태풍은 삽시간에 제주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작은 섬이, 마치 전쟁에 폭격을 당한 듯 아수라장이 되었다. 인적 물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바닷가에는 태풍에 밀려온 각종 쓰레기가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다. 대부분 어선에서 버린 각종 폐어구들, 생활쓰레기, 심지어 이웃나라 일본, 중국에서 버린 것들도 있었다. 앞으로도 제주도가 태풍이 불 때마다 이런 현상이 재현될 것이라 생각하니 끔찍했다.

제주도를,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보물섬이라고 자랑한다. 그런데 그에 걸맞지 않게, 쓰레기 1인 배출량이 전국 1위라고 하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쓰레기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도정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 왔을 것인데도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 불평불만과 그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제주는 쓰레기 처리 문제로 심각하게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시장이 부임을 하면서 쓰레기와 한판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겠다고 시민들과 약속을 했다. 이 말에는 모두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동참해 달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얼마 전부터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와 시간을 정해 버리도록 하고 있다. 처음 하는 것이라 낯설기도 하고, 많은 문제점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급기야 시장은 “시민들이 감수하는 불편이 있는 건 사실이다. 시민과 소통하면서 풀어나가겠다”고 했다. 구두를 새로 사 신으면 발이 불편하듯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 시민들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며, “행정이 반성하고 시민들도 절제해 나간다면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고통 분담’을 호소했다.

이에 지난 13일 ‘쓰레기 정책에 분노하는 시민들’이란 단체에서는 성명을 내고 “올바른 진단을 통해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도정과 시정이,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질 때까지 무엇을 하다 이제 와서 시민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맡기려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쓰레기 버리는 퍼포먼스까지 했다. 오죽했으면 이랬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지사(當然之事)다. 그러나 법과 규정을 어기면서 자신들의 주장만을 내놓는 것은 만용이며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가 있다.

실타래를 풀려면 이성을 가지고 차근차근 풀어 가야 한다. 풀리지 않는다고 감정을 앞세워 서둘다 보면 더욱 꼬여 풀리기는커녕 더 엉키고 만다. 문제는 목소리만 낸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서로 간 소통하면서 함께 풀어야 한다.

아름다운 환경을 만드는 것은 너, 나가 아닌 우리라야 한다. 툭하면 사람들은 행정을 탓하고 법과 규정이 잘못됐다고 투정을 부린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법도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악법이 될 수밖에 없다.

사람이 살아가는 한 쓰레기는 생겨나게 마련이다. 이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갈급(渴急)한 실정이다. 도정과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꾸준히 풀어야 할 과제다.

추운 날씨에 클린하우스를 지키는 사람들을 보면 안쓰럽다. 시장, 담당공무원, 클린하우스 지킴이를 보면 ‘수고한다.’는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를 건네자.

환경을 만드는 것은 어느 누구의 몫이기에 앞서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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