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형 교장 공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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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제주펜클럽 회장 동화작가

교장을 ‘교사의 꽃’이라고 부른다. 평교사에서 교감을 거쳐 교장이 되는 승진제도 때문에 승진을 하려는 교사는 승진에 필요한 점수를 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전문직 시험을 통과해서 근무하거나 벽지 근무, 연수, 부장 경력, 연구학교 근무 등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된다.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교무부장, 교감의 과정을 거치면서 트레이닝을 한다. 오래 해야 전문가가 된다는 말은 바로 교감·교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교장이 되려면 교감 자격증을 가지고 3년 이상의 교육경력과 일정한 재교육을 받은 사람이나 학식·덕망이 높은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한다는 인정을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받은 사람, 교육대학·전문대학의 학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 공모 교장으로 선발된 후 교장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교양과목, 교직과목 등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연수과정을 이수한 사람이면 가능하다.

영어교육도시에 있는 국제학교나 서양의 많은 학교들은 학부모회나 재단이 교장을 공모해 교육과정은 물론 학교 전반의 행정을 책임지는 역할을 부여한다. 교사들 역시 공모를 통해 채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승진체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내부형 교장 공모의 취지는 현재의 교감, 교장 승진제도가 관리자 지향의 승진체계와 승진관 팽배, 점수 따기 승진규정, 근무성적 평정의 합리성 결여라는 문제를 안고 있어 학생 교육에만 매진했던 교사들을 구제하기 위하고, 교단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만든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교감·교장으로 승진하기 위해 학교 업무나 수업에는 충실하지 않고 점수 따기에 열정을 다하는 극히 일부의 교사가 있기 때문에 페스탈로치처럼 교육에 전념했던 교사들의 승진을 도와주기 위해 생겨난 것이다. 승진이 점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공정성이 있긴 하지만 능력은 있으나 소외되는 교사가 생겨나는 게 현실이다.

특정의 교원단체 교사를 모 중학교 교장으로 발령을 낸 것에 대해 제주교총과 제주교원노조 간, 제주도교육청, 도의회 교육의원회 등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법의 근거에 따라 공모를 하고 2차 심사위원회의 3분의 2가 외부인사로 이루어져 문제가 없다는 교육청 관계자의 말은 타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내부형 교장을 특정 교원단체 출신 평교사가 부임한데다 다시 되풀이돼 분쟁이 생긴 것이다.

내부형 교장 승진제도는 열심히 교단에 섰던 교사들에게 희망을 주는 제도이다. 교사 중에는 승진에 뜻을 두지 않고도 열심히 교단에 서는 교사가 있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같이 어울리고, 학생들의 학력과 재능을 신장시키기 위해 밤 늦게까지 않고 매달린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케스트라와 같은 음악 활동을 하고, 운동부를 지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교장으로 승진한 특정 단체의 교사들이 정말 수업과 학생지도에 최선을 다하다 승진에서 탈락한 교사들인가, 제자들이 존경하고, 학부모들이 신뢰하고, 동료 교직원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교사인가, 자신들의 이익보다 학교와 제자들을 사랑하고 희생하며 교육 활동을 펼쳤던 교사들인가, 적어도 모범공무원으로 뽑혔거나 수업발표대회에서 입상한 실적이라도 있는지는 따져보아야 할 일이다. 그래야 자타가 인정할 것이 아닌가. 우수한 평교사를 선발해 교장으로 임명한다면 설령 특정 단체의 교사가 내부형 교장으로 선발돼도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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