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장비 납품비리 조직적 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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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부서 직원은 구속기소...부서장은 자살 기도

속보=소방장비 납품 비리(본지 1월 24·25일자 4·5면 보도)와 관련,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해당 부서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입찰과 계약을 담당했던 소방공무원이 구속 기소된 후 직속 상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해당 부서의 최고 책임자였던 고위 간부는 자살을 기도하면서 공무원 개인의 도덕적 일탈을 넘어서 조직적인 개입 또는 공모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경찰과 119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1시40분께 서귀포시 모 마을 도로변에서 모 소방서 소속 K소방령(50)이 자신의 승용차에서 유해가스를 흡입하려다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대원들이 구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K소방령은 자살 기도 30분 전 이 마을 도로 사거리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신호 대기 중이던 앞 차를 추돌해 현장 조사에 이어 귀가조치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K소방령은 2015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1년간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서 예산 및 장비업무를 관장하던 부서의 최고 책임자였고, 올해 초 단행된 정기인사에서 일선 소방서 부서장으로 발령났다.

이보다 앞서 해당 부서에서 2012~2016년까지 5년간 근무했던 K소방장(37)은 소방장비 입찰 정보를 납품업체에 미리 알려줘 그 대가로 2500여 만원 상당의 뇌물 등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K소방장의 직속상관이었던 J소방위(50)는 검찰 조사를 받은 직후인 지난 13일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서 최고 책임자로 자살을 기도한 K소방령 역시 검찰에서 한 차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안전본부는 지난 15일 K소방령의 직위를 해제한 가운데 이틀 만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지만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소방공무원들만 이 사실을 알고 있을 뿐 소방당국은 조직 내·외부에 발설을 금지하는 등 쉬쉬하고 있다.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K소방령의 직위를 해제한 것은 명백한 근거와 사유가 있었기에 단행한 인사 상 조치였다”며 “조직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법원 판결이 나기 전까지 직위해제 사실을 알리지 않았을 뿐 덮으려 했던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뇌물수수와 사기,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K소방장은 그동안 단독 범행을 주장해 왔던 반면, 검찰의 수사는 조직 내부를 겨냥하면서 최종 수사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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