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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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부국장
자신의 매일 매일을 다이어리에 기록하기로 유명한 이해인 수녀는 얼마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이어리를 가만히 들춰보니 하루도 의미 없는 날이 없더라”고 말했다.

이해인 수녀의 말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의미가 없는 ‘하루’는 없다.

이처럼 의미 없는 ‘하루’는 없지만 ‘운명의 날’처럼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하루’도 있다.

1839년 미국 매사추세스 주지사 선거일. 주지사 경선에 참여한 에드워드 애버렛은 투표 참여를 독려하느라 정작 자신이 투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만다. 개표 결과 그는 1표 차로 졌다. 그에게는 정말 ‘특별한 하루’였을 것이다.

지난 16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게 참으로 긴 ‘특별한 하루’였을 것이다.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영장실질심사 담당 판사는 19시간여의 검토 끝에 결국 영장을 발부했다. 담당 판사에게도 이날은 ‘특별한 하루’였을 것이다.

같은 날 미국에서도 ‘특별한 하루’가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미국 곳곳에서 이민자들이 동맹휴업에 나섰다. ‘이민자 없는 날’(Day Without Immigrants)을 맞이해 미국 전역에서 이민자들이 일제히 가게 문을 닫고 학교 수업을 포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14차 변론에서 오는 24일 최종 변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종 변론일로부터 대략 2주 후 선고기일이 지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10일께 선고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특별한 하루’로 기록될 것이다.

비선실세 국정농단으로 인해 자존감을 무참히 짓밟힌 국민들이 역사를 바로 세우는 ‘특별한 하루’가 될 것인지, 박 대통령의 주장대로 특검이 엮어서 만든 시나리오에 불과한 ‘특별한 하루’가 될 것인지.

‘하루’는 모든 이에게 각자의 위치에서 기쁨과 슬픔, 설렘, 감동 등을 선사한다.

촛불 민심이 만들어 온 하루하루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는 촛불 민심이 만들어 온 하루하루를 정확히 기록할 것이다. 하루하루 우직하게 한 걸음씩 옮기면 바꾸지 못할 것은 없다는 신념으로 뭉친 촛불 민심을 말이다.

‘특별한 하루’를 맞았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국민의 뜻을 한 데 모으면 역사의 변화가 일어날 ‘특별한 하루’는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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