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雪中冬栢/刪韻(설중동백/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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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歸之軒 金淳宅(작시 귀지헌 김순택)

孰慕誰思臘雪還 숙모수사납설환 그 뉘를 사모하기에 납설에 돌아왔나

情炎守獨發紅艱 정염수독발홍간 애태우며 홀로 지켜 어렵게 꽃 피웠네/

嚴寒以友勝於栢 엄한이우승어백 한겨울 친구로는 잣나무보다 낫고

潔麗之姿竹過矜 결려지자죽과긍 깔끔한 모습은 대나무를 지나치지/

奄落無常苞一朶 엄락무상포일타 문득 떨어지는 꽃봉오리 한 떨기 무상하고

花行難踏不踰間 화행난답부유간 꽃길 밟기 어려워 좀처럼 넘어갈 수 없구나/

椿同吉木棲丹鶴 춘동길목서단학 춘이란 신목과 같아 단학처럼 깃들었고

我島多生是神山 아도다생시신산 우리 제주 섬에는 잘 자라 삼신산이라지/

 

▲주요 어휘

△ 납설= 납일(臘日), 즉 동지 뒤에 셋째 술일(戌日)에 내리는 눈 △ 發紅= 붉은 꽃을 피우다 △ 奄落= 문득 떨어지다 △ 동백(冬柏)의 동명으로, 椿, 棟柏, 鶴頂紅, 耐冬花, 鶴丹, 山茶木 등이 있다. 춘(椿)은 상고시대의 영목(靈木)으로 8천세 장수 식물이라고 전해진다. △ 踰= 지나가다, 넘다 △ 神山= 삼신산의 하나인 한라산

 

▲해설

 

산(刪)운으로 지은 측기식 칠율(仄起式 七律)이다.

 

제주도의 겨울에는 붉은 동백꽃이 한창이다. 동백꽃은 향기가 없는 대신 화려한 빛깔과 단즙으로 동박새[白眼雀]를 유인한다. 동백은 상록수로서 고고하고 아리따움에 있어서는 오히려 잣나무나 대나무에 앞선다.

 

겨울 납일부터 초봄까지 꽃이 피므로 청렴하고 절조 높은 인간의 이상적인 모습으로 보고 옛 선비들은 거기에서 높은 가치관을 취하려 했다.

 

신성과 번영을 상징하는 길상의 나무로도 간주되었다. 세한삼우(歲寒三友)인 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에 동백을 더해 엄한지우(嚴寒之友)라 한다. 허백련(許百鍊)은 화제(畵題)에서 매화와 동백·수선을 삼우군자(三友君子)라 하였다.

 

‘그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로맨틱한 꽃말(花詞)을 갖고 있다. 동백꽃은 한꺼번에 다 피지 않고 겨울 내내 피고 진다. 꽃이 질 때면 싱싱한 꽃송이가 통째로 쑥 빠져 떨어진다. 낙화로 뒤덮인 올레 길은 걷기가 미안할 정도이다.

 

진(秦)나라 시황은 불로장생의 약으로 불로초와 함께 동백기름을 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을 불로초의 산지로 알려진 영주산에 보냈다는 전설이 있다. 제주도를 신산(神山)이라고 부르는 것이 당연하다. <해설 귀지헌 김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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