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인프라 시설 외곽지역으로 분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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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준 한국문인협회 이사 작가/논설위원

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었다고 하지만 도심은 여전히 러시아워 따로 없이 차량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근래에 들어 인구가 연 1만 명 이상 씩 유입되고 자동차가 급속하게 늘었지만 그에 비해 도로는 턱없이 좁다. 문제는 늘어나는 차량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도시의 기능이 마비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사람들의 공통된 우려다.

특히나 노형에서 시청, 신제주에서 법원 사거리 구간은 출퇴근 시간이 아니어도 한두 번에 신호를 통과하기도 힘든 지경이 됐다. 그런데 노형로터리에 고층 대형 빌딩이 완공되면 이 좁은 도로는 더욱 엉키게 될 게 뻔한데 어떻게 할 것인가.

아침 출근을 하다보면 운전자들이 이맛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다. 출근 시간 호텔 부근에 단체 관광객을 실어 나를 대형버스들이 기다랗게 주정차를 하여 한쪽 차선을 차지함으로써 교통체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낮에 거리에 나서거나 버스를 타고 보면 도민들보다 관광객이 더 많다. 도내 경제를 위해서 이런 불편 쯤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론 도민들의 삶의 질에 도정이 무관심한 건 아닌지. 갈수록 포화상태를 넘어서는 교통문제에 대비책은 있는 건지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쾌적하고 질 높은 삶을 즐길 권리가 있는 도민들의 불만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관광의 역기능에 대한 효율적이고 타당성 있는 정책은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형 호텔 주변에 주거하는 주민들은 밤낮 없이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중국인들의 소음에 가까운 시끄러운 대화, 아무데서나 버리는 오물과 쓰레기 처리 등은 도민들을 짜증나게 한다. 심지어 야간 음식점에서의 소음과 행패, 종업원 폭행과 살인까지의 패륜적 행태는 전국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관광을 위해서 언제까지고 도민들에게 불편을 감수하며 인내하라고 할 수는 없다. 이러고는 살기 좋은 천혜의 땅이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외국 여행을 가보면 단체를 수용하는 대부분 숙박업소는 주민들의 생활공간과는 동떨어진 시내 외각에 위치하고 있다. 헌데 제주도는 대형 호텔이나 면세점이 도심에 몰려 있다. 이로 인해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 거리 소음 등 주민들에게 생활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행정 당국은 주민들의 생활공간과 단체 관광객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도시 구성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차 없는 거리도 여럿 만들고 우회도로나 지하도로를 만들어서라도 주민들의 생활권을 보장해야 한다. 굳이 포화상태인 복잡한 도심에 대형 호텔이나 면세점 허가를 내주는 이유가 무엇인가?

가령 중산간 적당한 지역에 관광타운을 조성하여 단체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과 면세점, 쇼핑센터, 식당가, 위락시설 등 관광 인프라를 조성한다면 도심 인구분산과 교통 문제 일부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환경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시내 외곽에 새로운 목적형 기획 도시를 건설함으로써 현재의 도시가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활의 불편을 덜어주는 것은 현지 주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이기도 하다.

이 좁은 땅에 렌터카 차량은 3만 대 이상이고 운영 회사도 100군데가 넘는다고 한다. 회사 주인들도 제주민보다 서울에 본사를 둔 대기업이나 외부 중소기업이 훨씬 많다. 덤핑을 하면서 상도의를 무너뜨리는 일도 다반사고, 비수기에는 주차장에 붙박이처럼 세워놓는 대형 관광버스 문제도 대책이 필요하다. 총량제를 시행하던지 허가제를 하던지 차츰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무슨 뚱딴지같은 얘기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당국은 주민의 쾌적한 삶과 삶의 질 향상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그것이 제주를 명품 도시로 만드는 기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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