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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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회 제주대 교수 독일학과/ 논설위원

“진실을 거짓과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진실은 항상 많은 열매를 맺으며 그것을 소유하고 돌보는 자를 이롭게 하지만, 거짓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어서 열매를 맺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죽은 부분이 살아 있는 부분의 치유 활동을 방해하는 암 같은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는 2백여 년 전에 독일의 문호 괴테가 한 말이다.

이 말이 지금 우리 현실에도 꼭 들어맞는 말이면 좋겠다.

지금 우리 사회가 열매가 풍성한 진실을 소유하고 돌보는 사람이 열매를 맺지 못하는 거짓을 밥먹듯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는 사회라면 정말 좋겠다.

그런데 아닌 것만 같아서 답답하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최근에 헌법재판소에 전달한 의견서에서 “최순실이 평범한 가정주부인 줄 알았다”고 밝혔는데, 바로 그 최씨가 한때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었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 모두가 ‘최순실 게이트’로 막혔다.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일까?

우리는 벌써 두 번째로 대통령탄핵문제를 겪고 있다.

첫 번째는 민심이 담긴 ‘촛불’로 해결이 되었다. 이번에도 ‘촛불’로 해결될 것으로 보였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런데 최근에는 ‘태극기’의 힘도 커졌다고 한다.

‘태극기’의 세력이 불어난 것과 언젠가부터 TV화면과 지면을 통해 내 눈에 돋보이기 시작한 사드반대, 이석기 석방 등의 문구가 ‘촛불’의 효과를 일부 잠식한 것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보는 해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드배치나 이석기 구속이, 적어도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이들에게는 ‘최순실 게이트’를 초래한 정권의 일이니 이 기회에 모두 원점으로 되돌리고 싶은 사안일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오직 깨끗한 정치를 갈망하여 광장에 촛불을 들고 나온 평범한 국민에게는 아니다.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모임에 그 어떤 주장인들 없을 수 있겠는가만, 대통령탄핵을 찬성하는 이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절망하지는 않는다. 헌법재판관들의 현명한 판결을 믿기 때문이다.

다행히 늦어도 3월 초에는 헌재의 판결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한다.

헌재의 판결을 지연시키려는 대통령 변호인단의 의도가 여러 가지 양상으로 드러났다는 보도 또한 아주 희망적이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을 탄핵한 국회의 표결이 옳은 것이었음이 여러 가지로 입증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최순실씨가 말하는 대로 장관이 임명되고 예산이 짜여지는 걸 보고 겁이 났다”는 법정에서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증언자는 한때 바로 이 최씨의 측근이었던 사람이다.

또 가짜뉴스에 시달리고 있는 한 종편이 독일에서 최순실씨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사람의 증언을 토대로 편집한 방송에 의하면 승마선수단을 위해 삼성이 지원한 자금을 최씨가 독식했다고 한다.

이렇게 불을 보듯 뻔한 사안을 헌법재판관들이 오판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더 바람직한 것은 헌재의 판결이 있기 전에 대통령이 백기를 들면 된다.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밝힌 바와 같이 최씨가 ‘평범한 가정주부’라고 ‘잘못’ 생각해서 일이 이렇게 되었다면, 지금 당장 그 잘못을 바로잡으면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은 결국 거짓의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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