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색, 새싹의 기운을 품은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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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미국의 색채 기업 팬톤(Pantone)이 발표하는 ‘올해의 색’은 매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2017년 올해의 색은 초록색 나뭇잎을 뜻하는 ‘greenery’이다.


팬톤이 올해의 색을 선정해 발표하면 패션·뷰티·인테리어 업계 등에선 앞 다퉈 관련 색상의 제품을 쏟아내고 그 색상은 어느새 유행이 된다. 말하자면 그해 일상용품의 표준 색상으로 자리 잡는 셈이다.


이 초록색은 싱그러움, 생동감, 활력, 희망 등을 상징한다. 올해는 국내·외 정치·사회적인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어느 때보다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이다. 이에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상징하는 색상, greenery에 꿈과 희망이 출렁이고 있다.


이 색은 강인한 초록색이 아니라 갓 피어나는 새싹의 기운을 닮은 초록색이라 그 느낌은 아주 산뜻하고 정감이 간다. 이런 계통의 초록색은 푸른 기운보다 노란 기운이 더 많아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이것은 여유로움, 활력의 이미지가 고루 포함된 색상이기도 하다.


이것은 봄에 나무의 새순이 햇살을 머금고 파릇파릇하게 돋는 색, 그 부드러운 살결같은 새순처럼 꿈과 희망을 품고 세상에 태어나는 색, 그리고 범접하기 어려운 투명감의 잣대를 뽐내는 색일 것이다.


한 잔의 차가 그리운 순간이다. 고요한 호흡과 차를 따르는 소리, 손에서 느껴지는 다완의 감촉, 향기와 미각이 퍼지는 순간에 눈에 들어오는 연한 초록색이 웃음을 머금게 한다. 이 초록색은 시각을 통한 색 치료법의 진수이다. 이것이 바로 자연을 상징하는 원초의 색일 것이다.


세잔(Paul Cezanne)은 초록의 아름다운 색조를 캔버스에 정착시킨 화가이다. 고흐가 노랑색의 천재라고 칭하면, 세잔은 초록색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세잔의「생 빅투아르 산」연작은 ‘초록색의 교향악이라고 할 정도로 다채로운 초록의 색조와 그 조화가 아름답다’고 표현했다. 세잔은 “색조 관계가 정확히 결정되어 있으면 조화는 스스로 완성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초록은 노랑과 파랑의 중간에 위치한 색으로 모든 색의 오작교이자 통로 역할을 하며, 어떤 색보다도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다수의 사람들이 선호하며 자연, 균형, 정상적 상태를 상징하는 색이다.


대체로 도시인들처럼 자연과 동떨어진 생활을 하면 이 색이 부족해 심신이 병약해진다. 그럴 때 이 초록색은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능력이 있어 감정의 균형을 회복시키고 육체에도 활력을 증강시킨다.


초록색을 선호하는 사람은 사려가 깊고 민주적이며, 대개 편견이 없는 편이다. 이런 류의 사람들은 세련되고 예의가 바르며 겸허하고 인내력이 있다. 이들은 느긋하면서도 매사에 성실하게 임하며 보수적인 기질이 있다.


자연이 사람의 마음을 침착하고 조화롭게 하는 것처럼 그린푸드도 우리의 육체를 편안하게 해준다. 과일과 야채의 초록색은 신장과 간장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공해물질을 해독시킨다.


초록색을 이용하면 젊음과 화사함을 돋보이게 하며, 편안하고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심리적으로 불안하여 안정감을 유지시키려고 할 때 초록색 옷이나 소품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보색인 빨강을 너무 많이 이용했을 때 이를 중화시키기 위해 초록을 적절히 가미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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