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동검은이오름-무엇을 깊숙이 감췄나…그곳에 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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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모양과 비슷해 ‘거미오름’으로도 불려...거칠고 직선적인 가파른 등산로 모습 압권
▲ 동검은이오름은 피라미드형 봉우리와 돔형 봉우리, 깔때기 모양의 원형 분화구, 삼태기 모양의 말발굽형 분화구를 가진 복합형 화산체의 모습을 자랑한다.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제주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풍경 중의 하나가 오름이다.


제주도 어디를 가나 흔한 것이 오름이다.


얕으막한 언덕, 왕릉같은 모양, 여러 능선들이 겹쳐진 것, 타지방 웬만한 산 만큼이나 규모나 높이에서 웅장함을 자랑하는 것, 술잔 같은 굼부리, 칼능선, 여성미를 자랑하듯 아름다운 곡선미를 뽐내는 것 등 수많은 크고 작은 오름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탐방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제주의 수 많은 오름 중 가장 멋있는 오름이 어디냐는 물음에 상당수 오르미들이 주저 없이 동검은이오름을 꼽는다.


제주시 구좌읍에 자리한 이 오름은 조천읍 선흘리의 서검은이오름의 동쪽에 있다고 해서 동검은이오름이라고 불리고, 민간에서는 검은 거미의 모양과 흡사하다 해서 ‘거미오름’으로도 불리운다.


동거문오름은 오름의 특징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제주 동부지역의 대표적인 오름으로 ‘오름의 종합선물세트’ 격인 오름이다.


네 개의 봉우리가 서로 몸을 의지하면서 파인 세 개의 분화구와 절벽에 가까운 칼능선, 그리고 주변에 수많은 새끼오름(알봉)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 오름을 찾기 위해서는 백약이오름 주변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문석이오름’과 ‘동검은이오름’ 팻말을 따라 걸으면 된다.


1㎞ 남짓 걸으면 이웃한 문석이와 동검은이오름의 갈림길 지점이 나오는데, 바로 동검은이오름으로 향하기보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문석이오름을 먼저 오르는 것이 좋다.


문석이오름은 ‘오름’이라는 이름이 있지만 작은 언덕이다. 야트막하지만 드넓게 펼쳐진 초원지대로 본격적인 동검은이오름 탐방에 앞서 워밍업으로 제격이다. 또한 문석이오름 초원을 걸으며 바라보는 동검은이의 산세 역시 절경이다.


동검은이는 다른 오름과 달리 복잡한 형태를 자랑한다. 피라미드형 봉우리와 돔형 봉우리가 있고, 깔때기 모양의 원형분화구와 삼태기 모양의 말발굽형 분화구를 가진 복합형 화산체이다.


마치 여러 개의 계란이 계란판에 한데 모여 있는 듯한 모습이다.


문석이에서 내려와 동검은이오름 표지판을 지나 몇 걸음 걷다보면 본격적인 탐방로가 눈에 들어온다.


경사도가 50도를 넘는 가파른 탐방로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어 앞에 서 있는 방문객을 압도한다.


해발 340m, 전체 오름 둘레 3.6㎞, 오름 자체 높이는 115m로 그리 높지 않지만 가파르고 곧게 뻗은 산세가 압권이다. 거친 모양새가 남성적인 오름이다.


정상까지 20여 분. 정상에서도 다른 오름처럼 부드러움을 찾아볼 수 없다.


정상 능선길은 너비가 1m 남짓이고, 길 양쪽으로는 가파른 낭떨어지다. 정상 능선길은 항상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몸이 휘청거리며 낭떨어지로 떨어질 듯해 겁이 많은 일부 오르미들은 기겁을 하기도 한다.


능선 정상에 서면 동검은이의 여러 봉우리들과 분화구는 물론 서쪽으로 한라산 백록담이, 동쪽으로 우도와 성산 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빼어나다.

 

▲ 동검은이오름의 탐방로 모습.

지척에는 백약이오름, 좌보미오름, 높은오름, 다랑쉬오름 등 내로라하는 오름들과 함께 벗하고 있다.


이같은 주변 경치를 감상하고 또다시 가파른 하산길. 여기서 동검은이오름의 또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정상으로 오를 때의 거칠고 직선적인 모습 대신 부드러우면서도 아름다운 곡선미를 자랑하는 수 많은 새끼오름들과 분화구 속에서 다시 솟아 오른 작은 오름, 분화구속에 자리를 잡은 무덤들이 정겹기까지 하다.


고무매트로 된 동검은이오름 둘레길이 잔디에 숨겨져 잘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눈 여겨보면서 걷다보면 제주 동부지역의 오름군락과 함께 중산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역시 동검은이가 최고’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오름탐방 막바지길은 가시덤불길이지만 걷는데 큰 무리가 없고, 걷다보면 어느새 탐방로의 끝인 시멘트 농로길에 들어선다.


이 곳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동검은이에 들어섰던 입구가 눈에 들어오며 계속 진행하면 첫 출발지점이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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