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굴기의 민낯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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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중국 개혁개방을 진두지휘했던 작은 거인 덩샤오핑(鄧小平)은 1992년 자국의 외교 노선을 ‘스물네 자 방침’으로 정해 지키도록 했다.

냉정관찰(冷靜觀察), 참은각근(站隱脚?) 침착응부(沈着應付), 도광양회(韜光養晦), 선어수졸(善於守拙), 절부당두(絶不當頭).

상황을 냉정하게 관찰하고, 자신의 입지를 지키며, 침착하게 대처하고, 빛을 감춰 어둠속에서 힘을 기르고, 부족함을 잘 지켜 적합하게 상대하며, 절대 나서지 말라는 뜻이다.

▲이처럼 도광양회에 국가의 흥망을 걸었던 중국이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정권을 잡은 이후 ‘강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대국굴기(大國?起)로 국가의 방향을 틀었다.

중국 CCTV가 2006년 11월에 12부작 다큐멘터리 ‘대국굴기’를 제작·방영한 것은 중화 중심의 세계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예고인 셈이다.

이 다규멘터리는 2007년 1~2월에 우리나라에서도 방송돼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대국굴기는 책으로도 출간됐다.

이 책은 15세기 대항해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강대국으로 인정받았던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러시아, 미국 등 9개국이 굴기 과정과 배경, 쇠락의 교훈 등을 담고 있다.

▲경제력·군사력에서 미국에 버금가는 강대국이 된 중국이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에 경제·문화 분야 등을 중심으로 보복에 나서고 있다.

제주 역시 중국의 관광 금지 조치로 지난 4~6일 사이에 중국 관광객 11만1000명이 예약을 철회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보복은 전방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보이고 있는 행태는 미국과 G2로 인정받고 있는 대국으로서의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는 손을 놓으면서 한국의 자위권적 차원의 사드 배치에는 보복으로 나서는 것은 형평성을 잃었다.

더구나 사드 배치의 당사자인 미국에는 정면 대응을 못하고 만만한 한국만 겁박하는 것도 대국의 태도가 아니다.

▲대국굴기 책을 보면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세계를 호령하던 제국들이 쇠락하게 된 요인을 분석한 대목이 있다.

특히 마오쩌둥이 “일본은 전쟁에서의 퇴보성과 야만성으로 인해 종국적으로 실패했다”고 지적한 점이 눈길을 끈다.

어떠한 강대국도 오만하고 편협하면 언제든지 쇠락할 수 있음이다.

중국도 세계를 주름잡았던 제국들의 흥망성쇠를 역사에서 배우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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