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중학교 도서관에서 독서대담을 진행 중인 고세훈 서귀포시민의책위원회 위원(왼쪽)과 고희권 한라중 교사.

▲책 소개=청소년을 위한 독서에세이 저자:박상률 
‘휴대전화, 텔레비전, 인터넷이 책보다 더 좋다’는 학생들의 말에, 웃으면서 ‘이런 말 하기 있기 없기….’라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것 같은 책. 책이 주는 뿌듯하고 은밀한 즐거움은 영혼 없는 매체들보다 클 수 있다. 책 읽으라는 교훈이라 생각지 말고 책에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본다는 기분으로 가까이할 수 있다. 재미있고, 따뜻한 글들이다.

 

▲대담자
고희권=18년째 교직 생활 중.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생과 소통, 교직원과 소통, 정책기관과 소통. 학생, 선생님, 학교, 정책당국이 서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참된 교육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책 읽기는 밥 먹듯이 해야 하는 것”임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고세훈=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 서울 생활을 마치고 3년 전부터 제주에서 새로운 인생을 즐기는 중. 제주의 자연과 제주의 문화를 아울러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있다. 따뜻한 가슴과 합리적 이성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꿈꾼다.  

 

▲청춘의 나비들이여! 날개를 활짝 펴라, 책을 펴라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리는 청소년기는 매우 특별하고 중요하다. 청소년은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라, 청소년이라는 별개의 ‘인종’으로 분류한다고 한다. 어른들은 청소년기를 자신도 지나온 세월이라 생각하지만, 지금의 청소년은 ‘나의 때’와 매우 다르다. ‘매우 다른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방법 중 독서는 가장 첫 자리를 차지한다. 우리 아이가 잘 되고 가족이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사회가 살 만한 곳이 되게 하려면, 서로 존중하고 참 자아를 찾으려면 독서를 실천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미래인 학생들이 독서를 어떻게 하는지, 현장의 얘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고세훈 서귀포시민의책위원회 위원(이하 ‘시민의 책’): 책을 본 전체적인 느낌은 어땠습니까?


고희권 한라중 교사(이하 ‘선생님’) 처음엔 가볍게 쓱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책을 많이 읽게 할까를 고민하며 읽었습니다. 그리고 군데군데 작가가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구나’ 하는 생각, 안 읽어본 책들이 많구나(웃음) 하는 반성을 했습니다.


시민의 책: 어느 부분에서 같은 생각이라 느끼셨나요?


선생님: 많은 분들이 같으리라 생각하는데, 박경리, 최명희, 조정래 작가 등을 깊이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점입니다. 저도 어느 자리에서든 그분들의 작품을 추천합니다.


시민의 책: 책의 구절 중 인상 깊었던 곳은 어디입니까?


선생님: “책(冊)이란 한자어가 책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발견, 책을 읽으려면 한우충동(汗牛充棟·많은 책을 가지고 있음)해야 한다는 생각, 그 많은 소장서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아신다는 것 등이 놀라웠습니다. 저는 장서도 적지만 책을 찾으려면 아들을 시켜야 하거든요(웃음).


시민의 책: 이 책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선생님: 저자 개인의 경험을 위주로 설명해서 읽기 편합니다. 또 많은 책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읽어보고 싶게 합니다. 저도 학생들에게 권할 책과 제가 읽을 책 몇 권을 표시해 두었습니다. 영화로도 상영된 ‘허삼관 매혈기’, ‘해리포터’ 등을 학생들에게 권하고, 저는 세상 모든 것이 들어 있다고 인도인들이 자랑하는 ‘마하바라타’를 읽고 싶습니다.


시민의 책: 요즘 학생들은 책을 안 읽는다는 얘기들을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선생님: 이 학교에 10년 전에도 근무했었는데요. 그때는 책을 많이 읽는 학생이 한 반에 상당수 있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반에 1~2명 꼽을 정도입니다. 특히 중 3이 되면 시험 준비 때문에 책을 안 읽습니다. 최근에 졸업하는 학생 두 명에게 책을 선물했는데, 한 명은 2달이 지났는데도 안 읽었다고 하더라고요.


시민의 책: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선생님: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나이 또래의 특성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이들은 다른 누구보다 자기 또래 얘기만 듣습니다. 책보다는 친구들끼리 어울리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요. 남학생들은 주로 게임이나 스포츠에 관심을 두고, 여학생들은 주로 옷 화장 등 외모나 연예인에 지대한 관심을 둡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 어른들이 맨 얼굴이 예쁘고 좋다는 얘기를 해주면, 당시엔 그런가 보다고 생각하다가도 학교에서 자기들끼리 립스틱 칠하고, 뽀얗게 화장하는 게 더 예쁘다는 얘기를 하면 그쪽에 쏠리고 맙니다.


시민의 책: 이 책에도 ‘청소년은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다. 청소년이라는 별개의 인종(136쪽)‘이라는 표현이 나오더군요.


선생님: 그 말이 요즘엔 중학생에게만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만 돼도 ‘그땐 개념이 없었다’, ‘내가 중학교 때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웃음).


시민의 책: 독서의 장점에 대한 얘기는 많이 합니다만, 책을 안 읽으면 어떻게 된다는 얘기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독서가 부족하면 어떻게 될까요?


선생님: 남을 배려할 줄 모르게 되는 것 같아요. 독서가 짧은 아이들은 대체로 타인이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나만의 세계를 전부라고 알고 고집하지요. 눈앞에 보이는 것, 들리는 것만 믿는 편협한 사고를 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생각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면,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기는커녕,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하고 반문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런 학생들도 배려심 많은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짜증내지 않는 친구를 본능적으로 좋아하기는 하지만, 자신이 그렇게 되고 싶어 하지는 않습니다. 아니 필요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시민의 책: 책은 ‘독서가 자기 자신을 찾는 일’이라 했는데, 학생들이 자신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생님: 가정에서 독서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하는 게 제일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따로 지정한 독서시간뿐 아니라 수업 시간에도 적극적으로 독서를 장려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모든 과목에서 관련 참고 도서를 알려주면서 독서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독서는 국어에만 관련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학교에선 어쨌든 독서를 실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시민의 책: 개인적인 독서관은?


선생님: 밥 먹듯이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루 세끼를 먹듯 꾸준히 해도 질리지 않고 오히려 더 맛있어지는 게 독서입니다. 저는 한때만 그렇게 했지만 말입니다(웃음).


시민의 책: 끝으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대상은 누구입니까?


선생님: 청소년들 모두 쉽게 접근해서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학부모님들도 읽고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는 즐거움을 맛보시고, 자녀에게도 독서를 장려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