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은 있나
귀신은 있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효성/명상가

자주 듣는 질문 중에 귀신이 있느냐? 없느냐? 또는 증명해볼 수 있느냐라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 자기고집이나 생각을 바꾸지 않아 결국은 마무리가 없는 언쟁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몇 해 전 모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출연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흉가라고 알려진 곳을 찾아간 적이 있다. 그러나 소문과 달리 교통사고로 안타까운 죽임을 당했던 주인 없는 빈집이었다. 이곳에 귀신이 없다고 하기에는 비겁한 변명이 될 것 같아 다른 곳에서 불러오기로 했다.


초조하고 긴장되는 시간이 흘러 간절함이 통했는지 아니면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것인지 여자 분의 혼령이 찾아왔다. 사연을 묻기 전에 지금 그대로 안방에 잠시 머물러 달라고 했다. 그리고 미리 섭외를 한 것으로 보이는 진돗개 2마리가 현장에 도착했다. 안방과 건너방 사이 마루에 개들을 올려놓고 안방을 등진 채로 힘껏 목줄을 당겼으나 두 다리를 뻗은 채 요지부동 움직이지 않고 버티는 것이었다. 그런 와중에 오줌을 누는 것이었다. 개들이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놀랄 정도의 많은 양을 쏟아냈기에 모두가 놀랄 뿐이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4~5분정도가 흐른 것 같았다.

 

그리고 잡고 있는 줄을 놓는 순간 짖지도 못한 채 꼬리를 감추고 어둠 속으로 도망을 가는 것 이었다. 한 번 더 해보자는 제안에 똑같은 실험을 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 두려움이 가득한 눈빛과 같은 행동을 반복할 뿐 다른 변화는 없었다. 혹시 하는 우려와 개들이 잘못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들어 끝내는 게 좋다고 했다. 함께 동행했던 리포터가 개들이 귀신을 본 것이냐고 묻길래, 내 대답은 개가 아니어서 모르겠다고 응해줬다.


영혼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오래 전 일제시대 때 순사에게 죽임을 당했으며 그때 한이 남아 아직까지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작지만 정성어린 위로를 전해줬다. 어떤 모습인지 물어본 적이 있었으나 그들에게 들을 수 있는 것은 오히려 “어떻게 보여 드릴까요?” 였다. 하긴 육체를 버렸으니 의문자체가 모순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려왔던 혐오감이나 긴장감을 주지는 않는다. 그들도 한때는 누구의 부모였고 자식이었을 것이다. 또한 사람이었기에 남에게 해를 입히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편안한  이웃은 아니지만 나쁜 존재도 아닐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