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섬문화축제를 왜 개최하고, 무엇을, 어떻게, 누구를 위해 하는지 행정이 제시해지 않으면 도민사회를 설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는 13일 제주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세계섬문화축제 정책의견 수렴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박찬식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세계섬문화축제의 추진 방향 검토’란 주제발표를 통해 “섬문화축제를 왜 개최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문제의식과 논의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소규모로 시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 센터장은 “1998년과 2001년 열린 축제는 27~28개 섬을 대상으로 열렸는데 새로 축제를 연다면 제주와 정체성을 공유할 수 있는 섬을 15개 정도 추려 축소 개최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또 기간도 과거 20여 일에서 10일 내외로 단축하고 시범행사(Pre Event)로 시작하는 등 무리한 목표 설정을 피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축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센터장은 “특히 행정이 과거와 달리 확고한 취지와 논리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며 “지난해 여름, 세계섬문화축제 개최를 문화의 섬 구현을 위한 핵심정책으로 발표한 뒤 여론수렴을 이유로 현재까지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도민은 물론,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토론에 참여한 양은희 건국대 글로컬문화전략연구소 연구교수는 “숙박료와 항공료 등 인센티브를 주고 세계의 섬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 자체는 의미가 없다”며 “공감대가 없다면 결국 몇 년 하다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학술적·문화적 가치 연구와 교류를 통해 장기적으로 세계섬문화축제를 가동시킬 공감대와 공동자원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보편타당성에 대한 공감대 없이 열리는 행사는 결국 내수용으로 그칠 수밖에 없고,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강조했다.


김석윤 제주도 축제육성위원회 위원은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전제에 두고 후속작업을 진행한다”며 “하지만 지난달 발표한 축제 기본구상(안)에 이러한 사항들이 포함되지 않아 축제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특히 축제·이벤트·전시·공연·학술행사 등 이것저것 다 갖다 붙이니깐 기본 골격이 없다”며 “기본 골격이 없으니 논의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이라고 말했다.
백나용 기자 nayong@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