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기, 항공료 연쇄 인상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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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는 운영비를 최소화해 적은 요금으로 운행하는 항공사를 말한다. 통상 대형항공사에 비해 70% 이하의 저렴한 항공권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 운임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근래 LCC 5곳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항공요금을 또 인상해 호된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30일부터 제주 기점 국내선 운임을 최대 11.1% 인상하기로 했다고 한다. 김포·부산·청주·대구 등 4개 노선이다. 주중·주말·성수기에 따라 최고 7200원이 오르는 것이다. 수요가 가장 많은 제주~김포노선의 경우 주말은 기존 7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성수기는 9만3000원에서 9만7700원으로 인상된다.

앞서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이 지난 1, 2월에 제주 기점 국내선 운임을 인상했다.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도 오는 26일과 27일에 국내선 운임을 올릴 예정이다. 사전 약속이나 한 듯 LCC업계의 요금이 줄줄이 오르는 것이다. 이럴 경우 대형항공사와의 요금 차가 좁혀지는 건 자명하다. ‘무늬만 저가’라는 오명을 사는 배경이다.

도민들이 뭍나들이 나설 땐 항공편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섬이란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 도민 90% 이상이 비행기를 타는 건 그래서다. 관광객 역시 절대 다수가 항공편으로 제주를 오간다. 제주를 드나드는 사람에겐 비행기는 대중교통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도민사회가 항공요금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 제주항공은 ‘제주’라는 브랜드를 업고 성장하는 기업이다. 2011년부터 6년 연속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만 587억원에 달한다. 이런 흑자 항공사가 요금 인상을 강행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는 게다. 문제는 어려운 시기에 운임 인상을 보류해 달라는 제주도의 의견이 묵살당하고 있는 점이다. 2대 주주인 제주도를 파트너가 아닌 ‘물도정’으로 보는 듯하다.

모름지기 저비용 항공의 매력은 바로 ‘가격’에 있다. 이번 일처럼 당초 목적과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면 도민사회의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시라도 빨리 초심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그리고 다른 LCC들도 힘든 국면을 맞아 요금 인상을 자제하는 게 마땅하다. 항공사들의 자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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