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마음을 융화시키는 보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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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빨강도 아니고 파랑도 아닌, 빨강의 요소와 파랑의 요소를 함축하고 있는 흥미로운 색이 있다. 양의 색이기도 하고 음의 색이기도 하며, 또한 두 가지 색이 혼합되어 있는 색, 바로 보라색이다.

 

파랑과 빨강이 겹친 빛깔인 보라는 파랑과 빨강의 비율에 따라 다양한 색깔로 연출된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두 가지 세계뿐만 아니라 내면의 사랑과 증오, 강함과 약함, 희망과 절망 등 상반된 마음을 녹여낼 수 있는 마력을 지닌 색이다.

 

빨강과 파랑이라는 대립적인 것이 융화하여 탄생한 보라색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고귀한 색, 신비의 색으로서 종교 등에도 사용되었다. 이것은 이 색이 지닌 이러한 음양을 융화시키는 성질의 산물일 것이다.

 

모든 물질처럼 색에는 선과 악이 없을 것이다. 물질과 색을 관찰할 때 선악, 흑백 논리로 접근하면 심신이 자유보다 구속으로 허우적거리게 된다. 그런 이유로 하나의 색에 하나의 의미만을 부여하는 것은 마이너스 이미지로 심리적 풍요로움이 사라진다.

 

삶 속에서 색을 관찰·수용·이용할 때 순수한 색 자체가 함축한 다면적 특성을 용해시켜 낼 때 인간의 일상생활은 풍요로워지고, 자신의 개성을 의미있게 표출할 수 있다.

 

보라색에 유혹을 받을 때는 그다지 낙천적인 상태는 아닐 것이다. 보라색을 원할 때의 사람의 마음에는 빨강의 마음과 파랑의 마음이 혼합되어 있을 것이다.

 

보라색을 추구하는 기분 속에는 빨강으로 대표되는 감정의 앙양과 파랑으로 대표되는 감정의 침체를 융화시켜 균형을 잡으려는 욕구가 내재되어 있을 수 있다.

 

심리적으로 위기의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사람은 보라색을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은 빨강과 파랑으로 상징되는 정반대 감정의 갈등 때문에 허우적거리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처럼 심리적 균형감과 안정감이 무너진 것이 일시적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내·외적 영향에 의해 괴로워하고 있는 경우는 만성적 스트레스로 인해 심각한 상황이 야기될 것이다.

 

인간의 생명력은 균형을 회복·유지할려고 노력한다. 그럴 때 보라색은 갈등을 해소하려는 심리작용에 효과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보라색에 이끌리는 감각이 인간의 자기 치유력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이처럼 보라색은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와같은 사실을 색채치료라는 관점에서 음미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구상의 만물은 고유의 색채를 지니고 있다. 진동과 진동수를 가진 색은 그 자체로 인간의 삶과 자연을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하는 힘을 품고 있다.

 

색채를 적절히 활용하면 이에서 발산하는 진동, 즉 에너지와 인체가 상호작용하여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이는 마음과 감정, 신체의 조화를 이루어 본래 인체가 지니고 있는 면역력과 치유력을 배가시켜 질병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연은 빛과 색의 산물이기 때문에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은 빛과 색의 존재 자체이다. 색은 인간이 생활하면서 지혜를 담아 온 생활과학이며 의학이다. 색을 단순한 색으로만 수용할 것이 아니고 빛과 함께 과학으로, 의학으로 접근·인식·활용하면 그 효과는 증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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