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늘 검찰 포토라인에 선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21일 오전 9시30분 박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판결에 따라 파면된 지 11일 만이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건 노태우ㆍ전두환ㆍ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다.

건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자 ‘부녀 대통령’의 영광을 누렸던 박 전 대통령으로선 불명예가 아닐 수 없다.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데는 박 전 대통령의 자업자득 측면이 크다. 파면되기 전 대통령이란 지위를 이용해 강제 수사를 거부해 와서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검찰과 특검의 방문 조사에 순순히 응했더라면 검찰 소환만은 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전직 대통령으론 최초로 일반조사실에서 강도 높은 장시간의 조사를 받게 된다. 그것도 불소추 특권이란 방패 없이 말이다. 한데 파면 결정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박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서 어떤 소감을 밝힐지 초미의 관심사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에서 ‘비 선 실세’ 최순실(본명 최서원)씨의 국정농단과 사익 추구를 지원한 점 등이 인정돼 파면됐다. 그런 만큼 박 전 대통령 대면 조사는 6개월 넘게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실 규명 작업 정점이자 최대 ‘하이라이트’다. 전 국민의 이목이 서울중앙지검에 쏠리는 이유다.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는 모두 13가지다. 그중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관련된 특혜 뇌물 ▲미르ㆍK스포츠 재단 출연금 강제모금 및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와 연결된 직권남용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아무튼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사건의 전모를 파악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그러려면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를 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 또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진실만을 진술하기를 바란다. 그게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