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박물관 태극기 기획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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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제주펜클럽 회장/동화작가

한 국가를 나타내는 것들은 많다. 국기와 국가, 그리고 문화·예술적인 것들, 자연이나 종교 같은 것들이 한 국가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국기만큼 강렬한 것은 없다. 국기는 국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국기는 1789년 프랑스 혁명의 삼색기를 계기로 세계 각국에서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은 전 세계 국가가 모두 국기를 가지고 있어 각 나라를 상징하며, 경기장에서 국기를 가지고 있으면 그 나라 국민이거나 응원하는 의미를 갖게 된다. 태극기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관청이나 공공장소에 태극기가 걸려있고, 외국에서도 대사관이나 영사관, 대표부나 무역관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관에는 태극기가 걸린다. 운동선수 역시 태극기를 달고 경기에 나서서 국위를 선양한다. 태극기는 진화를 거듭해서 지금은 디자인에 이용되어 상품에도 등장하니 그 중요성을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

태극기는 1882년 8월, 박영효가 임오군란 이후 수신사의 일행으로 일본에 가면서 고종의 명을 받아 국기를 제작했다는 설이 지금까지 알려져 왔지만 1882년 5월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당시 이응준이 조선인 대표들과 함께 만들었으며, 1882년 7월 미국에서 제작한 해상국가들의 깃발에 실려 있는 것으로 보아 박영효의 제작설은 잘못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삼일절 제주 시내를 둘러보며 태극기를 단 집을 찾아보았다. 태극기를 단 집이 있긴 하지만 태극기를 내걸지 않은 집이 더 많았다. 학생이 있는 가정에서도 학기 말 방학이라 태극기 달기 교육을 소홀하게 했거나 설령 교육을 했더라도 잊어버렸을 것이다. 또한 태극기를 소장하지 않은 집도 많을 듯하다.

지난 2월 23일부터 5월 7일까지 제주교육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우리 역사 속 태극기’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태극기의 탄생에서부터 역사 속의 태극기를 전시하고 있어 시대별로 태극기가 변해온 역사도 알 수 있고,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태극기에는 독립의 염원이, 6·25전쟁에서 사용되었던 태극기에는 전장으로 나가는 군인을 보내는 친구나 가족들이 무사귀환을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기도 했다. 교과서의 태극기, 생활도구 속의 태극기, 아름다운 태극기와 태극기 제작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어 전시회를 통해 국가관 확립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듯하다.

이번 전시회에는 태극기를 수집하고 그림으로 그려 전국을 순회하며 전시하는 나정태 화백의 도움이 컸다. 태극기 화가로 알려진 나화백은 태극기 위에 ‘대한독립’이라고 쓴 안중근 의사에 대한 책을 읽다가 태극기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전국 고미술상을 통해 태극기, 우표 등 태극기와 관련된 물품 300여 점을 수집했고, 구긴 한지에 사슴의 녹교와 물감을 혼합하여 자연스런 기법으로 독특한 질감의 태극기를 그리는데, 나화백의 태극기 그림도 전시되어 감동이 컸다.

태극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데 각종 문화행사나 체육대회의 개회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나 애국가를 부를 때 떠들거나 자유롭게 행동하는 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하루 빨리 국기와 애국가에 대한 존엄성을 가르치고 바른 자세를 가르쳐야 한다. 국경일에 태극기도 걸지 않은 국민들이 애국을 논하거나 정치가들을 비웃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몰염치이다.

제주시민들과 학생들이 태극기 전시회를 보며 태극기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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