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을 뒤덮은 제주조릿대가 관목류 생육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식물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주조릿대는 한라산 1400m 이상 고지대 21.55㎢ 중 88%에 달하는 19.03㎢를 뒤덮은 상태다.
실제 제주조릿대 군락지 내 자생하고 있는 관목류 4369개체를 분석한 결과 일부 불량한 생육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으로 전체 관목류 중 91%를 차지하는‘산철쭉’의 경우 보통(54.6%), 불량(39.4%), 우량(5.4%), 고사(0.4%) 순의 생육상태를 보여 조릿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털진달래’의 경우 대부분 불량(54.4%), 고사(34.2%)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량개체는 확인되지 않았다.‘눈향나무’도 보통(66.3%), 불량(17.8%), 우량(15.8%) 순으로 우량개체보다 불량개체 수가 더 많아 제주조릿대가 식물다양성을 크게 해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조릿대 분포 및 생육특성을 관찰한 김현철 연구사는 “제주조릿대 군락지를 벌채한 결과 4000여 개의 관목류가 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벌채하면서 조릿대 및 지형 변화, 관목류 생육 상태 등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는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가 지난해 한 해 동안 수행한 조사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22일 발표한 ‘제16호 조사연구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최근 10년 동안 한라산 구상나무림의 공간변화 ▲거문오름 분석구의 분출시기▲ 애월과 구좌 곶자왈의 계절별 토양특성 및 세균의 다양성 등도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