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를 가지고 놀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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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는 조금 통통하다. 평상시도 “엄마, 나 뚱뚱해?” 하고 신경 쓰는 편이다. 그런데 친구와 놀다가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기면 한 친구가 이 아이에게 뚱뚱하다고 놀린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어머니는 발끈해서 ‘다시 놀리면 나도 너 키 작은 것에 대해 놀릴 거야!’라고 말해주라고 하고 싶다. 그런데 엄마 공부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그러면 안 될 것 같고, 그러면 어떻게 해줘야 우리 아이들이 잘 자라게 도울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고 한다.

 

자식이 통통한 것으로 상처를 받을까봐 전전긍긍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그대로 보인다. 왜 안 그럴까? 애지중지 키운 내 자식인데 외모를 가지고 놀림받는다고 생각하면 속이 많이 상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놀리는 다른 아이에게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어쩌면 그게 더 답답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그만한 일로 아이 부모를 찾아가 이야기하기도 딱하다.

 

요즘은 너무 외모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렇지만 그런 시류를 비판 없이 너도나도 따라간다면 좋은 가르침을 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좀 더 생각이 깊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1. 발끈해서 내 아이도 덩달아 외모를 가지고 상대방을 놀려야 다신 안 할 거라 생각한다. “그럼 너도 다음에 그 친구를 놀려버려. 그 친구는 키도 작고 왜소하니까 ‘너는 나보다 키도 작고 힘도 없는데 그게 더 안좋은 거야!’ 라고 하면 되잖아.”

 

2. 안타깝지만 우리 아이까지 그렇게 하라고 할 수는 없어서 그냥 내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어주기만 한다. “아~~, 그 친구가 뚱뚱하다고 놀려서 서운했구나. 엄마가 보기엔 지금 딱 좋은데, 우리 00가 얼마나 귀엽게 예쁜데.” 하고 그냥 지나친다.

 

3. 2번처럼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는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한다. “그 친구가 그렇게 외모를 갖고 놀리니 마음 안좋지? 그러니까 우리 00는 이 다음에도 친구나 주변 사람들에 대해 외모를 갖고 뭐라 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외모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 마음 씀씀이거든. 우리 00는 예쁘고 마음씨도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거든.” 하고 한 마디 더 해주면 어떨까?

 

현명한 부모라면 의식적으로라도 외모는 단지 보여지는 것에 불과하고 결국 그 사람의 인품은 외모가 아니라 그 속에 담겨있는 따뜻하고 올바른 생각에서 나오는 것임을 강조해주어야 한다. 성숙하고 현명한 부모라면 3번의 가르침을 선택할 것이다.

 

처음부터 쉽진 않지만 한 두번 도전하다보면 어느새 훌륭한 부모의 모습으로 자녀에게 보여질 수 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좀 더 건강하고 단단한 생각을 가지고 자라게 된다는 생각을 먼저 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3번의 가르침을 주는 부모를 내 아이는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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