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독특한 요리가 많다. 이런 특화된 음식들은 관광객들에게 신선한 체험의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제주를 대상으로 촬영한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는 항상 제주의 돼지고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제주의 음식들은 이제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 고기국수와 몸국, 돼지고기고사리육개장, 돔베고기, 아강발 등이 바로 그 예이다.

특히 제주의 돼지고기는 돼지 특유의 누린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요리를 해도 맛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평범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돼지고기 요리도 있다. 바로 ‘돼지고기 된장찌개’이다. 4·50대의 제주 토박이의 어릴 적 상에 가끔 올랐던 음식인데 언제부턴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춰버린 음식이다.

제주사람들은 1970년대까지도 김치찌개를 많이 끓여 먹지 않았다. 따뜻한 기후에 김장 문화가 활성화 되지 않았고, 주곡이 잡곡이었기 때문에 밥을 먹기 수월하도록 국물이 많은 국 위주로 끓여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찌개 문화가 없던 제주에 돼지고기찌개가 나타나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이다. 일본의 ‘돈지루(とんじる, 豚汁)’의 영향이라 하겠다. 특히 해방 이후에도 일본과 왕래가 잦았던 제주사람들이 일본에서 만들어 먹었던 음식을 제주에 와서 재현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제주의 된장과 일본의 된장은 맛의 깊이에서 차이가 있다. 돈지루는 달달한 채소가 많이 들어가지만, 돼지고기된장찌개는 감자가 많이 들어가 된장 국물 맛을 더 진하게 만들어 무게감이 다르다.

제주식 돼지고기된장찌개는 확실히 제주산 돼지고기와 된장의 가치를 잘 살린 향토음식이라 하겠다.

 

   
 

▲재료

돼지고기 150g·감자 2개·양파 2분의 1개·두부 2분의 1모·물 4컵·풋고추 1~2개·된장 2큰술·다진마늘 1작은술

▲만드는 법

①돼지고기는 한입 크기로 납작하게 썰어둔다.

②감자와 두부도 한입 크기로 두툼하게 썰고 양파도 채 썰어 두고, 풋고추도 어슷썰어 준비한다.

③냄비에 물을 담고 된장을 풀고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다.

④고기가 익기 시작하면 감자를 넣고 감자가 반쯤 익으면 양파, 두부, 풋고추, 다진 마늘을 넣고 마저 끓인다.

▲요리팁

①다른 채소들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데 모든 재료 중에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넣는다.

②고춧가루는 기호에 따라 첨가할 수 있지만 풋고추가 자연스러운 매운맛을 연출하는 것이 더 맛이 깊다.

③된장은 염도에 따라 조절하며 제주에서는 전통적으로 국물을 많이 잡아 국처럼 끓여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