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번 대선은 당초 예정됐던 12월보다 7개월 앞당겨졌다. 그런 점에서 돌발선거다. 다른 한편으론 촛불 민심이 만들어낸 조기 대선이다. 그러니 통상의 대선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5월 9일에 당선되면 정권 인수기간도 없이 그 시점에서 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까. ‘5ㆍ9 장미 대선’엔 역대 최다 후보가 출마했다. 모두 15명의 후보가 등록해 4대(1960년)와 17대(2007년)의 12명을 넘어선 것이다. 최적의 후보를 가려내기 위한 유권자들의 고민도 그만큼 거졌다. 각종 여론조사를 통한 현재의 판세는 ‘2강 3약’ 양상이다. 이 구도를 깨기 위한 후보 간 각축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후보들의 슬로건 경쟁도 뜨겁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나라를 나라답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당당한 서민 대통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국민이 이긴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보수의 새 희망’,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각각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는 거다.
19대 대선은 나라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치러진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 등으로 안보가 불안하다. 경제사정은 IMF 외환위기 못지 않게 어렵다. 민심은 이른바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진 상태다. 새 대통령이 할 일과 책임이 막중하다는 얘기다. 안보 리더십과 경제 리더십, 통합 리더십, 타협 리더십 등이 후보 선택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돼야 하는 이유다.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대통령을 가진다. 무능한 대통령이 아닌, 유능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유권자들의 합리적인 판단과 분별력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후보들의 정책과 됨됨이, 행적 등을 꼼꼼히 살피려는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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