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께 책 읽어주는 성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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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선생님, 이 동영상 좀 보세요.”

 

키움 학교에 같이 있는 선생님께서 어느 날 스마트 폰을 꺼내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동영상 화면에는 70대 후반의 할머니와 9살 아이가 나란히 앉아 커다란 그램책을 보고 있다. 잠시 더 들여다보노라니 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옛날에~어쩌구저쩌구.” 그러자 할머니 표정이 환해지시며 “오게~ 맞다맞다. 그땐 그랬주게.” 하신다. 한 장을 걷어서 다시 아이가 또 “옛날엔~.” 한 구절 읽어내려가면 할머니가 “아이고, 어떵 알안 그게 책으로 나와신고게~.” 하시며 감탄하신다.

 

우리 키움 선생님 딸인 성현이가 함께 살고 있는 친할머니께 그림책을 읽어드리는 중이란다. 할머니 표정엔 흐뭇함이, 손녀딸 얼굴엔 장미보다 예쁜 웃음꽃이 피었다. 어쩜 이리도 아름다운 장면일까 싶다.

 

독서 교육은 초등 저학년 아이들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전에 어머니가 자녀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램책을 보여주는 것부터가 독서교육의 시작이다. 독서전문가 교수님이 쓴 책 내용 중 기억나는 부분이 있다. 이 교수님께 결혼한 제자가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왔다. 그 동안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느라 연락 못드렸다면서 이런저런 안부를 나누고 나서 “참 교수님, 제가 아이를 위해서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독서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라는 질문을 하더란다. 그러자 교수님의 대답 “이 사람아, 벌써 늦었네.” 였다. 그만큼 독서교육은 빠를수록 좋다는 말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그렇게 부모가 자녀에게 마주 이야기부터 시작해 그림책을 읽어주다보면 글을 터득할 나이가 되고, 그렇게 글자를 터득한 아이는 어느새 자라 스스로 책을 읽는 아이가 되는 게 가장 자연스러운 독서교육이다.

 

그런데 자칫 이 과정에서 놓치는 게 한 가지 있다. 바로 소리내어 읽기이다. 소리내어 읽기는 읽기 과정 중 말하기 부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 강조하는 부분이 됐다. 낭독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동생에게 책 읽어주기를 권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선생님은 동생에게는 물론이고 할머니께 책 읽어주기를 유도해서 실천하는 중이란다. 결과는 성현이를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할머니가 무엇보다도 좋아하신다. 그러다보니 책 내용 중 이렇게 할머니와 대화할 수 있는 소재가 생기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더 친밀한 사이가 되는 것은 보너스라고 한다.

 

이외에도 성현이는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대신해 외로운 할머니와 같이 잠을 자는 기특한 손녀딸이기도 하다. 물론 그 배후에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어머니가 있는 까닭이다. 이렇게 많은 추억을 안고 성장할 성현이를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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