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그리고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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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필자가 택시를 타고 이동 중에 교차로에서 신호위반으로 적발 당했다. 이 아저씨는 자기는 잘못이 없다고 대뜸 화부터 낸다. 그리고는 순경과 실랑이를 한다. 그러나 결국 이런 상황에 결말은 불 보듯 훤하다. 억울하면 정식 재판을 하라는 말과 벌금과 벌점에 고지서를 받아야만 한다. 기사 분은 자기 분을 참지 못한 채 씩씩거리면서 한참을 가시더니 나보고 내리라고 했다. 자기는 다시 돌아가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참 피곤한 일이며 모두가 기분이 엉망인 날이다.


 일반택시의 경우에는 사납금을 채우고 남은 돈이 수입이다 보니 상당히 바쁘다. 그리고 습관처럼 위반을 한다. 작은 것을 지키기 힘든 여건도 알 만한 일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택시를 타고 조금만 돌아가면 될 길을 불법 유턴을 하고 말았다. 마침 그 순간에 단속을 나온 교통 순경에게 걸렸다. 바로 앞에서 벌어진 일이니 빼도 박도 못 할 일이었다. 이윽고 거수경례와 함께 잘못을 하셨으니 면허증을 달라는 것이었다. 기사 분이 무슨 변명을 하기 전에 내가 끼어들었다. 사실 급한 일이 있어 병원에 가는 중인데 내가 그리하자 했다, 그러니 기사 분 대신 내 면허증으로 대신하자 사정을 했다. 누구라도 벌금만 내면 되는 것이 아니냐 했더니 교통순경도 기사 분도 놀라면서 내 얼굴을 번갈아보셨다.


잠시 침묵이 지난 후 뒷차도 같은 이유로 잡았으니 일단 운전자의 면허증을 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차 앞으로 가더니 마치 무엇인가를 쓰는 시늉을 했다. 다시 돌아와서 면허증을 돌려주면서 “아저씨 운 좋은 줄 아세요. 저 손님에게 고맙다하시고요. 그리고 이번은 봐 드릴게요”라며 뒷차를 향해 돌아섰다. 기사 분은 내게 몇 번의 감사함을 표시했다.


이제 그 교통 순경은 퇴근길에 밖에서 있던 일은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것이다. 이런 일이 있어 봐준 적이 있다고 그러면 그 말을 들은 동료들 중에도 나도 이런 경우가 있으면 한 번쯤은 봐주고 싶은 공감된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택시기사분도 마치 무용담처럼 이야기할 것이다. 오늘 이런 일을 겪었다고 또 그들 중에도 나도 이런 손님을 태워 봤으면 하는 바람이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그 날 술자리에 안주거리가 될 것이다. 뒤에 알게 되었는데 택시는 고유번호나 차량번호가 있어 다른 이의 면허증으로 과태료를 낼 수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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