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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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최초의 자전거는 1791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졌다. 두 개의 나무바퀴가 달린 목마 형태였다.

조종도 잘 안되고 양발로 번갈아 땅을 밀고 나가는 우스꽝스런 모습이었다.

페달 달린 현대식 자전거가 나온 건 1860년대 들어서다. 1867년 파리의 한 신문에 페달식 자전거 광고가 실린 후 이때부터 자전거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전거를 탄 사람은 미 해군 랜스 데일 대위라는 기록이 있다. 1884년 12월 제물포 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는 기사가 당시 외신에 소개됐다.

우리나라에 자전거가 전해진 건 1890년대 개항 시기다. 그때 대중에게 자전거를 널리 알린 사람은 일제하 자전거 영웅 엄복동이었다. 1910년부터 20여 년간 크고 작은 자전거 대회에서 우승해 국민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어릴 적 자전거를 타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키가 미치지 못해 한쪽 다리를 꺾어 빗장을 지르듯 쉴 새 없이 두 다리로 페달을 밟았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손은 핸들을, 다른 손은 안장을 움켜쥐었다. 대롱대롱 매달려 가는 모습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을까 싶다. 자전거가 보급되던 시절, 누구나 겪었을 만한 추억의 한 조각이다.

돌이켜 보면 자동차에 길을 내주기 전까지 모든 길은 자전거 천국이었다. 집집마다 마당엔 자전거 한 대쯤은 있었다. 학교, 읍사무소, 장터는 물론 골목 어귀에도 자전거가 세워지곤 했다.

자전거를 하나 사면 너나없이 어루만졌다. 새 자전거는 도둑이나 이슬을 피해 부엌이나 마루에 모셔 두었다. 자칫 자전거를 도둑맞으면 온 식구가 난리였다. 그랬던 자전거가 요즘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한다.

▲내일(22일)은 자전거의 날이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위해 2010년부터 지정·운영되고 있다. 지자체마다 그 취지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치른다. 하지만 아쉬움도 없지 않다.

자전거타기 활성화에는 무엇보다 인프라 구축이 동반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주변을 돌아보면 끊기고 막힌 자전거길이 숱해서 하는 말이다.

자전거가 사랑받는 이유는 뭐니뭐니 해도 건강에 좋아서다. 대기환경 개선에 일조할 뿐더러 에너지 절감에도 그만이다. 그야말로 일석삼조로 사람은 물론 지구도 건강하게 만든다.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땐 멈추면 쓰러지기에 그냥 달렸다.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나이가 들어도 삶은 여전히 서툴고 두렵다. 인생이라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온 길들이 새삼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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