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환경이 좋은 ‘장수의 섬’ 제주가 그 이미지와는 달리 ‘골초’·‘주당’의 고장으로 인식될까 걱정이다. 이는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공개한 ‘2016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에서 잘 알 수 있다. 흡연율과 음주율이 전국에서 최고 수준인 것이다. 도민들의 건강 불감증이 그대로 노정됐다는 점에서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이 조사에서 제주의 흡연율은 26.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지속적인 금연운동에도 여전히 성인 네 명 가운데 한 명이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술꾼들의 실력 역시 만만찮다. 고위험 음주율(1회 평균 5잔 이상, 주 2회 음주)이 제주가 21.9%로 전년보다 3.1%포인트 오르면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줄곧 부끄러운 1위에 올랐던 비만율이 다소 떨어졌다는 점이다. 17개 시·도 중 7위를 기록해 ‘비만의 섬’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났다.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행하는 ‘걷기실천율’이 전년에 비해 11.1%포인트나 상승한 게 영향을 미쳤다. 사시사철 올레길이나 오름을 탐방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음주·흡연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문제이긴 하다. 당사자가 선택하고 결정할 일이다. 허나 그 위해성은 개인의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구성원들의 건강이 악화되면 경제적 부담 외에도 전반적인 노동 생산성이 떨어져 지역경제에도 부담이 된다.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살아가는 도민들의 건강이 취약하다는 자체가 아이러니한 일이다.

건강해지려면 좋은 음식을 먹고, 절주·금연과 함께 운동과 휴식을 병행해야 한다. 덜 피우고, 덜 마시고, 더 걷기 운동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기관과 기업 등 지역사회 분위기가 조성될 때 해결이 가능하다. 예컨대 제시간에 퇴근해 가족과 함께 걷고 대화를 나누면 건강도, 화목도 함께 증진될 터다.

제주도정은 이번 조사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정책적인 접근과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지자체의 궁극적 목표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맞다면 도민들이 일상에서 건강한 생활을 누리도록 하는 게 그 첫걸음이다. 개인이든 사회든 건강이 담보되지 않고선 미래가 없는 탓이다. 경력 관리 못지않게 중요한 게 각자의 건강이력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