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50대,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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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논설위원
그들은 1958년에서 1967년 사이에 태어났다. 그들의 어린 시절엔 한 동네에 한 두대의 TV가 고작이었다. 그 것도 리모컨 없이 손으로 직접 채널을 돌리는 흑백TV였다. 그 TV가 있는 집의 아이는 사실상 동네 대장(?)이었다. 그들은 ‘여로’와 ‘전우’ 등의 드라마에 열광했고, 프로레슬러 김일은 그들의 우상이었다.

그들은 아침부터 부엌에 나가 연탄불이나 땔감 아궁이에서 밥을 하던 어머니를 기억한다. 하얀 쌀밥은 명절이나 제사, 잔치 때만 볼 수 있었다. 보리밥과 조밥, 콩밥 등이 그들의 주식이었다. 라면은 귀한 음식으로 아무나 먹을 수 없었다. 여름날 꽁꽁 언 ‘아이스께끼’는 그들에게 최고의 간식이었다.

▲그들은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녔다. 하굣길에 애국가가 울려퍼지면 가던 길을 멈추고 왼쪽 가슴에 손을 대 국기를 주목해야 했다. 그들은 고교 시절에 군인들처럼 교련복을 입고 군사교육을 받았다. 그 교육은 대학 2학년 때까지 이어졌다. 그에 더해 대학 1학년은 일주일간 병영 집체교육을, 2학년은 전방 입소교육을 수료해야 했다.

그들은 영어ㆍ수학을 잘하기 위해 ‘성문종합영어’와 ‘수학의 정석’을 공부해야 했다. 그들 중 61년생까지는 예비고사를 거쳐 대학의 본고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대학생이 됐다. 62년생 이후부터는 학력고사 한 번 치르고 대학에 입학했다. 그들은 이런 과정을 거쳐 사회에 진출했고, 어느덧 50대가 됐다. 새삼 세월의 빠른 흐름을 느낀다.

▲지금의 50대는 유신말기와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 학번으론 77학번부터 86학번까지다. 이른바 ‘586세대(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가 주력이다. 이들은 30대일 때 ‘386’, 40대일 때 ‘486’으로 불리웠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시기에 청년기를 보냈고, 1987년 6월 항쟁을 이끈 민주화 세대다.

그런 만큼 진보적 성향을 공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맞는 말일까. 50대에겐 한꺼번에 짊어져야 할 두 가지 짐이 있다. 자식을 가르쳐 결혼을 시켜야 하는 것과 살아계신 노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50대에 들어서면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 성향이 강해진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19대 대선이 13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과거 선거 판도를 좌우했던 지역 대결구도가 약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 대신 연령ㆍ세대 대결구도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중 전체 유권자의 16.4%를 차지하는 50대의 선택이 대선 승부를 가르는 급소로 꼽힌다. 과연 50대의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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