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 감염 환자 의료급여 혜택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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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질병이 생기면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건 당연지사다. 원인과 결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진드기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이 여전한 것도 그런 이유다. 더 무서운 건 여태껏 진드기와 관련된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지 않은 탓이다. 그렇기에 질병에 대처하는 신속한 진료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목초지가 많은 제주에서 이맘때면 야생 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되는 환자가 속출한다. 당연히 막대한 치료비가 부담된다. 환자 1인당 치료비만 1000만원가량이다. 허나 SFTS 새 치료법인 ‘혈장교환술’이 의료급여에서 제외돼 문제가 되고 있다. 의료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란다.

혈장교환술은 독성 바이러스가 혈액 속 혈장에 침투된 것을 가정해 환자의 몸에 있는 혈장을 모두 빼내고 새로운 혈장으로 교체하는 시술이다. 신장병 환자에게 시행하는 혈액투석과 비슷한 원리다. 제주대병원이 전국 처음으로 도입해 지금까지 환자 9명을 구했다. 덕분에 제주지역 환자 치사율이 10%대에 머물게 한 치료법이다.

난처한 건 이 치료법이 급여 항목에서 배제돼 환자가 치료비를 100% 물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힘겨운 상황에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의료기관 역시 의료급여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엉뚱한 피해를 입고 있다. 실제 제주대병원은 혈장교환술을 시행한 9명의 치료비 9000만원을 떠안아 결국엔 결손 처리했다고 한다.

이제 SFTS는 감염환자가 매년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 됐다. 그런 마당에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치료술을 의료급여에서 배제하는 건 사리에 맞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사안의 중요성을 검토해 적절한 조치를 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자칫 새 치료법이 사장돼 경각에 달린 생명을 잃는 우매한 일이 생겨선 안될 것이다.

SFTS 바이러스는 5~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농사 일로 바쁜 철일 뿐 아니라 오름 등산 등 야외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다. 올해 역시 첫 SFTS 환자가 서귀포시에서 발생했다. 누구든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만큼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 될 수 있는 한 숲 속 활동을 자제하고 개별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게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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