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PM-10)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의 입자를 말한다. 외부의 각종 먼지에 포함된 카드뮴, 납, 중금속, 비소, 탄화수소류 등 오염 물질들이 엉겨 붙어 만들어진다. 한 번 몸 속으로 유입되면 밖으로 잘 배출되지 않는다. 장기간 노출 시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비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의 질병이 생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미세먼지 하루 평균농도가 ㎥(입방미터) 당 10㎍(마이크로그램) 늘어나면 사망발생 위험이 0.44%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 해악성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칭에서 충분히 알 수 있다. 한데 이런 미세먼지가 시도 때도 없이 제주를 뒤덮고 있다고 하니 숨이 막힌다.
이는 수치로 쉽게 확인된다. 지난 4월 한 달 평균 제주의 미세먼지 농도는 64.25㎍/㎥으로 3월(31.75㎍/㎥)에 비해 2배 이상 짙어졌다. 지난 4월 19일의 경우는 제주시 이도동이 178㎍/㎥을 기록하는 등 도내 전역에서 ‘매우 나쁨(151㎍/㎥ 이상)’ 단계를 보였다. WHO가 권고하는 기준치는 연 평균 20㎍/㎥이다. 미세먼지는 전국적인 상황이어서 최근 대선정국에서 핫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중국발 황사가 서풍을 타고 제주로 유입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황사는 중국 북동지방에서 발원한 흙먼지다. 미세먼지와는 다르지만 미세먼지의 대기 확산을 막아 농도가 짙어지는 원인이 된다.
거기에다 약간 푸른빛을 띠면서 특이한 냄새를 풍기는 오존과 봄철 불청객인 꽃가루까지 가세해 대기의 질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좀처럼 맑은 하늘을 보기 어려운 건 그래서다. 그런데도 관련 당국의 대처는 강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외출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이 한심스럽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