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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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택. 서귀포예총 회장

먼저 정직한 대통령이 되어 주길 당부 드린다.

자신의 잘못을 진솔하게 국민들께 인정하는 대통령, 남편이 대통령이면 아내는 영부인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하겠지만, 절대로 월권하지 않도록 감시 잘하는 새로운 대통령이 되어 주길 바란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고 하지만, 재임기간 중에는 항상 자신의 먼지를 털어내길 바란다.

오늘 출범하는 대통령은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고, 촛불 국민이 이룩한 역사이기에 그렇다. 전대미문의 촛불로 타오른 국민 여망이, 세계사에 없는 촛불 정부를 탄생시킨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직위는, 재계약이 불가능한 한시직 공무원 신분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속담에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가 실패한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대통령은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하였다. 나는 대통령에게 감히 고한다.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245호로 지정된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를, 대통령 재임 기간 집무실, 관저, 승용차, 화장실 등에 늘 간직하여, 한 구절 한 구절 정독하여 주길 원한다.

첨언하자면 백범 선생의 ‘나의 소원’에 나타나 있는 민족국가, 정치 이념,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를 매일 한번 씩 느껴 주길 청한다. 국무위원 등을 임명할 때, 백범일지를 항상 탐독하도록 권하는 대통령이 된다면, 적어도 이번 새롭게 출발하는 촛불 정부는 60점 정도는 받을 수가 있을 것이다.

대통령으로 인하여 국민들이 무한 자부심을 느끼는 나라, 촛불로 타오르는 요원의 불길이, 대통령 가슴 깊숙한 곳까지 밝혀주는, 국민의 자부심을 저버리지 않은 대통령이 되어 주길 바란다.

전시작전권이 없는 나라는, 적이 침투하여도 전쟁 선포권이 없다는 의미가 아닌가. 지금은 그렇다 하여도, 향후 50년 뒤 나의 손자가 환갑이 되는 그즈음, 전시작전권이 없는 이 나라의 대통령 직함을, 조선시대 미관말직인 통령(統領)에 비유될 수도 있나니, 큰(大) 가치를 잃으면, 고작 통령에 불과함을 기억하기 바란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거침없이 사드배치 비용으로 10억 달러 운운하는 엄연한 세계 현실에서, 우리나라의 지구촌 신주소를 대통령은 무엇이라 공표할 것인가. 언제나 항상 잘 살 수만은 없는 것이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 것처럼, 국민에게 상징적 희망이 아니라, 진솔한 소통으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대통령이 되어 주길 바란다.

재임 기간에 반드시 국도 제1호선 신의주에서 목포까지 한민족이 살아 있다는 공동체임을 세계가 인지할 수 있도록 선언하여야 한다.

대통령이 되고자 전국투어하였던 그 진솔함을 놓지 않길 바란다.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만큼은, 단 한순간도 사인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하였으면 좋겠다.

대통령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주 재래시장에 들러 물가 확인도 하면서, 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아픔을 챙기는 대통령이 돼주길 바란다. 항상 5분의 여유를 가지고, 현장 가는 길,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보았다면, 차에서 얼른 내려 따뜻하게 보듬을 줄 아는 아저씨 대통령을 그려본다.

촛불은 진보에 의하여만 발원된 게 아니다. 흑백이 아닌, 총천연색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의 새로운 촛불 시대를 열어 주길 거듭 청한다. 그리고 퇴임 후에 주변 인물들이 검찰에 조사받는 일 없도록, 처음 부터 긴장하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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