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 안덕면 서광리에 위치한 남송악은 솔래가 날개를 펼친 모습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줬다. 사진은 남송악 전경.

오름이 산재한 제주 중산간 지역을 다니다 보면 간혹 매와 같은 맹금류를 보게 된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정물오름이나 인접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의 당오름에서는 유달리 자주, 그것도 여러 마리의 매가 보인다.

 

매나 솔개, 말똥가리와 같은 맹금류는 주위에서 흔히 보기 힘들뿐더러 ‘하늘의 제왕’이기에 하늘 높이 떠 유유히 머리 위를 맴돌거나 먹이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신비로움과 함께 희열을 느끼곤 한다.

 

제주시 한경면 서광리에는 솔개가 날개를 펼친 모습과 닮은 오름이 있다.

 

남송악(南松岳)이다. 오름의 지형이 날개를 펼친 소로기(솔개)를 닮았다고 해서 ‘남소로기’라고 불리고, 한자를 차용해 남송악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남송이오름이라고도 불리 운다.

 

이 오름은 북서쪽으로 터진 대향 말굽형 분화구를 주축으로 북측 능선 허리에 형성된 원형분화구와 그 북쪽에 ‘소로기촐리’라고 불리는 알오름으로 구성된 복합화산체로 한라산국립공원 외부지역에 위치한 오름치고는 꽤 높은 오름이다.

 

애월읍 수산저수지에 인접한 수산봉이 저수지로 인해 마치 물 위에 떠있는 섬처럼 느껴지듯 남송악은 녹차밭에 떠 있는 섬과 같은 느낌이다.

 

남송악은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오설록 녹차밭 한 가운데 우뚝 서 있어 오설록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오름 들머리까지 자동차의 진입이 가능하지만 기왕이면 오설록 인근에 주차한 뒤 주위에 드넓게 펼쳐진 녹차평원을 여유롭게 감상하며 오르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 남송악 정상 전망대에서 한라산을 비롯해 국토 최남단 마라도와 가파도, 송악산, 산방산 등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진은 남송악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모습.

오설록 네거리 교차로에서 동광방향으로 5분여를 걸으면 도로 왼쪽에 오름 진입로인 시멘트길이 보이고 그 곳에 오름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 안내판을 따라 걷다보면 오름 들머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오름들머리에는 오설록을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 임직원 및 자원봉사자들이 지난해 타이어매트로 된 산책로를 야자수 천연매트로 교체했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안내판 옆으로 목재계단을 통해 걸으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야자수 매트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정상 전망대다.

 

이 전망대에 오르면 멀리 한라산을 비롯해 국토 최남단 마라도와 가파도, 송악산, 산방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인근의 문도지오름, 도너리오름, 원물오름, 강남오름 등이 손에 잡힐 듯 하다.

 

전망대에서 주변 경치를 눈에 담고 맞은편으로 하산. 하산길 역시 매트가 깔려 있으나 경사가 심해 비 날씨 등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하산 한 후 처음 들머리로 돌아가는 길.  이 길은 제주의 전형적인 시골길과 곶자왈을 느낄 수 있어 여유롭게 걷기에 제격이다.

 

걷기 좋은 천연잔디에 곳곳에 용암이 넓게 퍼져 식으면서 조성된 넓적 바위 등 가시덤불과 곶자왈 사이의 길은 제주의 속살을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특히 3~4월에는 곳곳에 향기가 천리까지 간다는 백서향이 활짝 피어 있어, 백서향 꽃 향기를 맡으며 걷노라면 피곤함도 사라진다.

 

기왕 남송악까지 왔으니 오름탐방 후 인근의 청수곶자왈길 걷기를 적국 추천한다.

 

올레 14-1코스인 청수곶자왈길은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낙엽 부스러지는 바스락 소리가 정적을 깨워 미안할 정도로 고요한 숲길이다.

 

숲속 깊은 곳서 온갖 새들의 노래 소리가 들리고, 특히 이 곳은 제주도기념물 제18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백서향 군락지다.

 

이 곶자왈길은 오름과 달리 오르막이 없는 평지로 오름 탐방 후 체력이 다소 떨어져도 어렵기 않게 걸을 수 있으며 곶자왈길 전체를 뒤덮는 백서향의 향기로 걷는 내내 피곤함보다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