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착화상황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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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제주감귤농협 조합장/논설위원

감귤 꽃이 착화된 모습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대체로 제주시지역에서는 꽃이 적거나 꽃이 보이지 않는 감귤원도 있다. 서귀포시 지역은 착화상황이 좋다고는 하나 읍·면·동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경사가 높고 낮음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이 지역 또는 동일 감귤원에서도 해거리 양상이 달라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온주밀감은 내한성이 강하다고는 하나 수령(나이)이 많다. 그래서 점차적으로 기후변화에 적응력이 약해지고 지형, 토양종류에 따라 수세가 다르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밀식원에서는 가지가 웃자라서 감귤도 부피발생이 되기 쉬운데다 상품성이 떨어지기 십상이고 해거리가 되풀이 되고 있다.

경사진 감귤원에서는 높은 지대가 토심이 낮고 물 빠짐이 좋으며 수관내부로 햇빛이 잘 스며들어 당도가 높고 착색이 빨라서 수확시기가 이르게 되고 수세회복시기가 앞당겨진다. 이와는 반대로 낮은 지역에서는 토심이 깊다 보니 수세가 왕성하여 착색이 늦어지고 수확시기가 지연됨으로 인해 수세회복이 늦어진다. 게다가 감귤 토양의 약 70%가 화산회토양인데 대부분 서귀포시에 집중되고 있다. 화산회토양은 토심이 깊어 수세가 강하기 때문에 해거리가 적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해거리가 심해지는 것은 수령이 많아짐으로 인해 수세가 약해져 기후변화에 따른 한파나 폭염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간벌이 되지 않은 밀식원이 많은 것도 해거리 원인 중 하나이다. 비화산회 토양은 토심이 낮은데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폭염으로 토양건조가 용이하여 품질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으나 수확 후 나무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데 있다.

해거리 또는 품질에 미치는 요인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오직 전통적인 전정기술(세부의 가지를 솎아주거나 잘라내는 기술)에 의존할 뿐이다. 수령이 많고 적음, 토양종류, 수세, 품종에 따라 전정 방법이 다름에도 똑같은 방법이 적용되고 있는 게 큰 문제이다. 수령이 30~40년이 되었으면 간벌은 물론 품종 갱신을 해야 됨에도 간벌 조차도 안 하고 있으니 품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작년에는 착화상황이 양호했었는데 결과는 어떠했는가. 그 많은 꽃 들이 다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작년 봄 착화 상황을 잊어버린 게 아닌가.

점점 주간 기온이 높아지고 있다. 5월 하순 또는 6월 상순에 최고 기온이 30℃가 된다면 생리낙과가 심해져 생산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을 되새겨보자. 생리낙과를 경감시키기 위해선 수용성칼슘을 5월에 4~5회 살포해야 된다. 착과량이 많을 경우에는 2차 생리낙과를 전후해서 적과를 하면 된다.

수확 방법을 달리하여 구분수확을 하는 것도 해거리를 경감시킬 수 있다. 수관상부(상부에 있는 가지)에 달린 감귤을 수확한 후에 요소비료를 시비(거름을 주는 일)를 해도 수관하부에 달린 감귤은 부피가 되지 않고 품질도 향상되면서 수세가 회복된다. 극조생 또는 수확이 12월 이전에 수확된 감귤원에서는 시비를 해주고 이동식 스프링클러로 관수를 하고 틈틈이 엽면시비도 해준다.

다음으로 품종갱신 준비를 해야 될 것이다. 타 과수 또는 외국에서는 20년을 주기로 계속 품종을 갱신하고 있는데 궁천조생이라도 지역별로 우수계통을 선발하고 묘목업자에게 접수를 제공하여 위탁육묘를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부피가 잘 안되는 품종으로 갱신하고 있다. 입맛의 서구화로 소비자의 기호에 알맞고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품종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시대변화에 알맞은 품종으로 갱신하고 이에 알맞은 재배기술을 투입해야 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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