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숙종대인 18세기 초 제주도의 사회상 전반을 유추할 수 있는 실증적 사료인 제주목사 이형상(李衡祥)의 수고본인 ‘남환박물(南宦博物)’과 ‘탐라장계초(耽羅狀啓秒)’가 제주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문화재위원회 회의를 통해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제주목사 이형상의 수고본인 ‘남환박물’과 ‘탐라장계초’ 등 2점을 ‘병와 이형상 관련자료’라는 명칭으로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34호로 최종 의결돼 지난 17일자로 지정 고시됐다고 밝혔다.
수고본(手稿本)이란 지은이 자신이 직접 쓴 책을 말하고, 중요한 역사 자료로 여겨진다.
남환박물(1책 120쪽)은 1714년(숙종 40년)에 작성된 이형상의 필사본으로 ‘북설습령(北屑拾零)’을 덧붙여 작성된 제주도의 인문지리지이다. 해당 문화재는 보물 제652-5호로 지정된 ‘남환박물지(南宦博物誌)’와는 또 다른 이본(異本·필사본 중 내용상 차이를 보이는 작품)이다.
탐라장계초(1책 124쪽)는 1702년(숙종 28년) 이형상이 제주목사 재임 중 조정에 올렸던 장계(狀啓)를 추려 별도의 책으로 정리해 놓은 필사본이다.
특히 당시 문제시됐던 마정(馬政)의 적폐를 비롯해 제주도의 특산물 진상의 폐해 등 그동안 누적되어온 제주도의 사회·경제적 폐단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그 해결 방안을 다양하게 제시해 놓고 있다.
이번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34호로 지정 고시된 ‘병와 이형상 관련자료’는 조선 숙종대인 18세기 초 당시 제주도의 사회상 전반을 유추할 수 있는 실증적 사료라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