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없나요"...인력난에 병동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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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등급제 적용 후 간호인력 수도권 유출 되풀이
▲ <연합뉴스 자료사진>

간호사 부족으로 일부 병원이 병동을 폐쇄하는 등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제주시 모 병원은 375병상을 갖췄으나 간호사를 충원하지 못해 1개 층 병동(76병상)을 폐쇄해 299병상만 가동하고 있다.

서귀포시에 있는 모 의원은 최근 간호사 2명이 퇴직한 가운데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간호사 부족은 도내에서 배출되는 간호인력 중 절반이 수도권 대형병원 등 다른지방에서 취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도내 3개 대학에서 졸업한 간호사는 328명으로 이 중 175명(53%)이 다른지방 병원으로 갔다. 나머지 153명(47%)만 도내에서 근무하고 있다.

제주대학교는 2016년 졸업생 68명 중 36명(53%)이 다른지방 병원에 취업했다.

한라대학교 역시 240명 중 127명(53%)이 육지로 나갔고, 관광대학교도 졸업생 20명 중 12명(60%)이 도외 병원에 취업했다.

간호사 유출은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주기 때문이다. 도내 병원과 수도권 병원의 연봉은 1000만원 이상 차이 나고 있어서다.

특히 병상에 배치된 간호인력에 따라 병원을 1등급에서 7등급까지 구분하는 ‘간호등급제’가 2007년 도입된 이후 수도권 대형병원마다 간호사 채용에 적극 나서면서 인력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간호등급제가 높을수록 진료비(의료수가)를 더 많이 받으며, 수익이 날 수 있어서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도 제주에서 배출된 간호사들을 채용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제주지역의 경우 6곳의 종합병원 가운데 제주대병원(2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5곳은 4등급 이하에 머물면서 간호등급제 적용 이후 인력 유출→의료서비스 저하→진료비(수익) 하락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실례로 대한간호사협회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인구 대비 간호사수 비율은 제주가 0.01%로 서울의 25분의 1 수준에 머무는 등 가장 낮았다. 지난해 말 기준 도내 간호사는 3666명이다.

도내 모 병원 관계자는 “간호 인력난은 병원 운영의 존폐를 가름할 정도”라며 “수도권 메이저 병원들이 스카우트를 해가면서 도내에선 간호사를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사립대학의 정원 및 관리는 제주도에 권한이 이양됐지만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에 대해선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를 하도록 해 간호학과 정원을 늘리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간호인력 부족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지방 중소도시인 경우 간호사가 없어서 응급실을 폐쇄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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