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없는 섬’을 위해-베란다형 미니 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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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회 제주대 교수 독일학과/ 논설위원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됨으로써 새 힘을 얻게 되었다. 5월 17일 제주도는 한전제주본부와 공동으로 국가정책과제 발굴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의 역사도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2008년 김태환 도정은 2020년까지 도내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20%, 2050년까지 그 50%를 풍력과 햇빛 등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고 했다. 2012년 우근민 도정은 제주형 저탄소 녹색성장 모델인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30년까지 모든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는 것을 포함한 야심찬 계획이었다. 이어서 원희룡 도정은 이 프로젝트를 더 확대시켰다.

이렇듯 지속적으로 확대된 이 프로젝트는 언뜻 보면 목표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김동주 연구기획위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제주지역내 화력발전생산량은 11.2% 감소했고, 제주지역 전체 전력생산량 중 재생가능에너지는 4.9%에서 11.5%로 상승했다.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다. 그러나 상주인구와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하는 바람에 전력수요량이 늘어 전체 전력소비량은 오히려 약 22%나 상승했고, 그 결과 육지로부터 더 많은 전기를 공급받을 수밖에 없어서 제주도의 전력공급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계획은 요란했지만 100% 에너지자립이라는 목표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 이 위원의 평가다.

그래도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는 지속되어야 하며, 100% 에너지자립이라는 목표를 실현하는 일에 기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에너지기후정책 전문가는 정보공개와 시민참여를 바탕으로 한 에너지계획수립을 요청했다. 원희룡 도정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요청이다.

전문가 아닌 제주도민으로서 나는 더 구체적인 제안을 한다. ‘탄소 없는 섬’을 꼭 실현하고자 한다면 제주도정이 ‘베란다형 미니태양광’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그 규모만 보면 풍력발전과 대형태양광이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주도민의 참여가능성만 보면 미니태양광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에 관심이 컸기에 3년 전에 이미 전기자동차를 구입하여 ‘카본프리 아일랜드’ 구현에 작으나마 힘을 보태고 있는 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어 500와트 규모의 베란다형 미니태양광을 설치했다. 지난 한 달간 45kwh의 전력이 나의 베란다에서 생산되었다. 양문형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가동하기에 충분한 전기가 베란다에서 지금도 발전되고 있다. 그렇다고 미관이 흉한 것도 아니다. 0.9mx0.3m 크기의 아담한 판넬 10장이 베란다 난간에 살포시 걸려 있다. 설치하기가 어렵지도 않다.

미니태양광발전기의 효과가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지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2014년 1월 제주시 삼양동 제주화력발전소에서 제주화력 태양광발전소 준공식이 있었다는 소식이 지역언론에 크게 보도된 적이 있었다. 그 보도에 따르면 제주지역내 최대용량인 120만와트 규모의 이 태양광발전소 덕분에 줄어들게 된 이산화탄소는 879톤인데, 이는 17만5800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과 같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500와트 규모의 미니태양광은 73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과 같다. 그러니까 우리집 베란다에는 73그루의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처리하고 있다.

제주도의 모든 주택이 태양광발전소가 되는 그 날이 곧 ‘100% 에너지자립’의 목표가 실현되는 날이 될 것인데,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제주도정의 ‘더 적극적인 홍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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