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보면 4월 말 현재 제주의 인구는 64만6140명에 달했다. 그중 65세 이상 인구는 9만419명이었다. 그 비중이 14%로 전국 평균(13.8%)을 상회했다. 1998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7%를 넘어 고령화사회에 들어선지 19년 만에 고령사회에 접어든 것이다. 고령사회로 옮겨간 속도가 일본(24년), 독일(40년), 미국(73년), 프랑스(115년) 등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훨씬 빠르다. 제주사회가 급속히 늙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추세라면 7년 후인 오는 2024년에 노인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이를 전망이다. 인구 5명 중 1명 이상이 65세가 넘는 노령인구가 되는 셈이다. 이에 맞춰 도민들의 평균 기대수명(평균 생존 기한)도 82.8세로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남자는 79세에 이르렀고, 여자는 85세를 훌쩍 넘었다.
이처럼 오래 산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단 건강하고 풍족하게 생활할 때만 그렇다는 얘기다. 반면 별다른 수입이 없고 병마에 시달리면 그건 고단한 삶을 예약해놓은 거나 다름없다. 예컨대 60세에 은퇴해 85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가난과 병치레로 25년 안팎을 떠돌이 인생으로 늙어가야 한다. 이른바 ‘장수의 재앙’이 회자되는 이유일 게다.
현재 실업상태에 있는 노인인구 중 절반 정도는 경제적 안전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만큼 노인 일자리의 중요성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일자리는 경제적 효과는 물론 건강을 증진시키고 인간관계를 풍요롭게 만드는 최고의 노인 복지이기 때문이다.
노인 일자리에 대한 국가와 지방정부 차원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한다면 개인을 넘어 우리사회의 큰 재앙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인구 고령화에 대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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