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시민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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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도 제주국학원 원장/논설위원

지난 27일 제주국학원은 제주역사문화공원에서 국학기공대회와 지구시민축제를 개최했다.

지구시민이란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개인의 변화가 세상의 변화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다. 한 사람의 선택과 실천이 세상을 완전히 변화시키지는 못 할 것이나 한 사람이 시작하고 그것이 희망의 불씨가 되어 또 한 사람의 마음에 불을 붙여가며 계속 뜻을 이어가면 이 세상이 변할 것이라 믿는 사람이다. 나부터 실천하고, 나눔하는 것이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행하는 사람이 지구시민이며, 이것이 홍익정신 그리고 제주의 삼무정신이라 할 수 있다.

인류는 역사 이래 줄곧 평화를 꿈꾸어 왔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진정한 평화를 누리지 못했다. 지구와 인류 앞에는 배타적 갈등, 전쟁, 기아, 미세먼지, 기후변화와 심각한 환경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지구시민의식을 가진다면 이러한 수많은 갈등도 해소될 수 있음이다.

잠들어 있던 홍익인간 전통을 되살리는 일은 없었던 것을 새로 만들어 내는 과정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정신을 일깨우는 것이며 조화와 균형을 되찾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일이다. 내 나라 내 민족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류가 함께 할 수 있는 지구를 꿈 꿀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인간은 함께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 몸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았으나 하늘과 땅의 기운으로 태어나 자연과 하나 될 때 진정한 평화를 느낀다. 그래서 주변의 환경이 훼손되면 자기자신 또한 건강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어느 뮤직비디오에서 한 어린이가 광장에서 콘트라베이스 연주를 준비하는 사람의 모자에 동전을 넣었다. 그윽한 선율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다른 연주자가 합류하고, 또 다른 연주자들과 지휘자가 합류해 마침내 오케스트라의 장엄한 음악이 흐르고 많은 관객들의 관심과 박수를 받게 된다. 한 사람의 작은 행위가 큰 변화를 이끌어 내는 나비효과의 첫 단추가 됨을 보여준다.

음력 5월 2일은 단군탄신일이다. 이는 고려 후기의 재상이자 대학자인 행촌 이암의 ‘단군세기’에 기록되어 있다. 일연의 ‘삼국유사’를 보면 단군왕검은 ‘홍익인간 제세이화’의 뜻으로 신시개천(神市開天)을 여셨던 환웅의 뒤를 이어 그 뜻을 세상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고조선이라는 나라를 건국한다. 청동기 문명국을 이루었던 환웅은 신석기 문명단계에 이르고 있던 웅족을 앞선 문명으로 억압하거나 통치하려 들지 않았고 오히려 웅족의 신석기 문명과 조화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웅족과 혼인을 통해 천손족인 환웅족의 높은 문화와 정신을 웅족에게 전수해 주었다.

‘삼국유사’의 단군탄생의 이야기 속에는 우리 민족이 아주 오랜 옛날부터 지켜오던 깨달음의 문화인 선도 수행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모든 생명체에는 신선한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으며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조건이 어떠하든 모든 사람 안에는 누구도 범할 수 없는 신성하고 거룩한 하늘이 존재하고, 또한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두루두루 사랑을 나누며 모두를 이롭게 하는 조화로운 삶을 사는 것이 인간의 도리인 홍익인간 정신이 그것이다. 원래 마음이 하늘이고 우주이기에 나와 네가 다르지 않고, 어려움이 있다면 함께 해결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며 본모습이라는 것이다.

제주에도 도적이 없고, 거지가 없고, 대문이 없는 삼무정신. 그리고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 돕는 공동체 문화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제주가 지닌 참 아름다움은 홍익정신과 삼무정신을 뿌리로 하는 제주인의 삶과 문화 그자체이다.

이번 지구시민축제를 계기로 앞으로 더욱 발전한 세계인과 함께하는 세계평화 축제를, 지구시민 축제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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