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엔 너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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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전 탐라교육원장/수필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대통령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과거와 다른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화제다. 박수를 보내면서 이제 내가 원하는 나라, 행복한 삶, 평화로운 사회가 금방이라도 올 것처럼 마음이 들떠 있다.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게 마련이다. 어떠한 일에도 순서가 있고, 시간적 여백이 필요하다.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다.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란 말이 거저 나온 게 아니다. 곱씹어 볼 일이다. 지난 정부의 정책들을 꼼꼼히 따져 보되,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옛것은 잘못되고, 낡은 것이라 닦달하고, 새로운 것만 찾다 보면 또 다른 불씨를 지필 우려도 있는 법이다.

일이란 동전의 양면과 같아 한쪽이 좋으면 어느 한쪽은 피해를 보게 마련이다. 그리고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하는 것도 독단과 독선을 낳는다.

벌써부터 전교조와 노동단체, 진보성향 시민단체 등 현 정부 집권에 우군이었다고 자처하는 세력이 우리가 기여한 만큼 돌려달라고 아우성이다. 어지러운 시국에 나라를 걱정하기는커녕 잇속만 챙기려 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또 세월호, 사드 문제, 4대강 사업, 국정 역사교과서 등 지난 정부의 정책들을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예산이 들어갈지, 과거에 매달리다 보면 골든타임을 놓치고 마는 것은 아닌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과의 민간 교류도 재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북한이 행동하는 것으로 봐, 앞으로도 그렇게 호락호락 넘어갈 것 같지 않다. 그들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전혀 없다. 오히려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연일 쏘아대며 광란의 질주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십 년 북한을 동반자로 믿고 지냈다. 그러나 그들은 틈만 생기면 도발을 일삼는다. 우리 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호시탐탐 적화야욕에만 불태우고 있으니 걱정스럽다.

정신무장이 필요한 때다. 1960, 1970년 학창시절이다. 자나 깨나 반공이란 말을 염두에 두고 살았다. 학교에서는 반공교육과 각종 백일장과 웅변대회가 열렸었다. 어디에 가나 반공이란 표방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나라에서는 간첩을 신고하라고 포상금까지 내걸었다. 온 국민이 반공에 발 벗고 나섰던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반공이란 말이 사라졌다. 1968년 삼척에 무장공비가 침투했었다.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이승복 어린이가 무장공비에 의해 입이 찢기고 머리가 돌에 찍혀 처참한 죽음을 당하면서까지 “우리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쳤던 사실을 상기해 볼 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내 것이 아니다. 조상으로부터 대대로 물려받은 것이며 잠시 머무르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후손들에게 고이 물려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국민이 하나 돼 나라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전쟁이 끝난 게 아닌 잠시 휴전상태다. 언제 다시 우리를 향해 총부리를 겨눌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런데도 안보에는 무관심이니 딱한 노릇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출마자들 간에 사드 문제로 설전이 벌어졌다. 국민들의 생각도 분분하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FIFA U-20 월드컵이 개최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팀이 16강을 확정지었다 “대~한민국”을 외치는 붉은 악마의 함성이 지축을 흔든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외침이다. 안보도 이렇게 한목소리를 내면 얼마나 좋을까. 안보엔 너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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