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는 검찰 개혁에 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는 검찰 개혁에 있다
  • 제주신보
  • 승인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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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구. 시인·수필가/前 애월문학회장

“검찰은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에 필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한마디로 국민이 염원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는 검찰 개혁에 달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積幣)청산 성공 여부는 검찰 개혁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검찰의 견제 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은 남용되고 부패해 왔다. ‘스폰서 검사’, ‘주식 대박 검사’, ‘제주 지검장의 음란 행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권한 남용’ 등 가장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할 검찰 권력 뒤에 온갖 비리와 그 비리의 먹이사슬이 처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기 식구 감싸기로 수사와 처벌은 솜방망이와 같았다. 국민의 법 감정에 반하며,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최우선 과제가 검찰개혁이다. 검찰의 자업자득이다.

우리나라 검찰은 세계에서 유례(類例)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 검찰의 막강한 권한은 수사권, 경찰 수사에 대한 수사지휘권, 구속영장 등 각종 영장에 대한 영장청구권 피의자를 재판에 회부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는 기소권, 법원의 판결을 통해 확정된 형을 집행하는 형 집행권이 모두 검찰에 집중돼 있다. 그래서 국정을 감시하는 국회는 물론 언론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가지고 검찰을 제어하지만, 힘을 잃으면 곧바로 주인까지 위협한다. 검찰이 민주사회에서 꼭대기에 올라선 느낌이다. 이처럼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비대해진 검찰 권력은 자정 능력과 통제력도 잃어버리고, 주권자인 국민의 목소리는 안중에 없다. 그래서 견제와 균형으로 권력기관의 민주적 통제가 필요한 이유다.

조선시대에 검찰과 비슷한 기관은 사헌부(司憲府)였다. 사헌부 관원이 정색하고 조정에 서면 모든 관료가 두려워했다. 친구의 장례식 참석도 꺼려야 할 정도로 처신에 엄격했다. 지봉유설(芝峯類設)은 사헌부 감찰에 대해 ‘남루한 옷에 좋지 않은 말과 찢어진 안장, 짧은 사모에 해진 띠를 착용했다’면서 사헌부의 이런 관례를 조금도 변화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유한 집안 출신도 사헌부 관료가 되면 가난한 벼슬 생활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전통이 있었다. 왜냐하면 수사권이 사헌부의 독점물이 아니었다. 의금부·형조는 물론 한성부와 포도청에게도 수사권이 있었다. 사헌부는 다른 수사 기관들과 경쟁하며 혹독한 자기 관리로 대표 수사기관이 된 것이다. 이처럼 조선에서 권력기관을 상호 견제시킨 것은 사회정의의 자의적 판단을 막기 위해서였다. 사헌부가 수사를 방기하거나 사헌부 관료가 비위에 관련되면 다른 수사기관이 나서 수사했다. 이런 철학을 현재 되살려 검찰 권력의 핵심인 수사권을 분산하는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실현에 적절하다.

이제는 막강해진 검찰 권력을 외부 기관에 나누는 제도적 개혁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 행사와 관련해 제대로 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 그러면 누가 더 합리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하느냐를 놓고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될 것이고 수사권 행사의 질이 향상될 것이다. 무엇보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경찰 기능의 효율화와 수사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국민의 편익과 공정사회를 위해서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경찰이 모든 수사의 90% 이상 담당하고 있으나 검사의 수사지휘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잘못에 대한 책임은 오직 경찰만이 지는 상당히 불합리한 점이 있다. 그러므로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킬 필요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