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행복은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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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 대우
지난 5월 26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독일과 바누아투 최종 예선전.

누가 봐도 경기 결과는 뻔했다. 축구를 모르는 문외한도 독일과 바누아투선수들 간 체격만 보더라도 바누아투는 독일의 상대가 아니었다.

예상대로 독일은 약체 바누아투를 맞아 전반에 두골, 후반 5분에 한 골을 넣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약체 바누아투를 적극 응원했다.

제주관중들의 응원에 힘입어 바누아투가 후반 7분과 32분 잇따라 골을 터트렸지만 결국 2-3으로 바누아투의 패.

경기 후 바누아투 선수들은 예선탈락임에도 누구 하나 고개를 떨구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들을 응원해준 제주 관중들을 찾아 기쁜 마음으로 인사했다.

이에 앞서 20일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의 예선 1전에서도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역시 경기 후 환하게 웃으며 자신들을 위해 응원해준 팬들 앞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

비록 예선 3전 전패로 고국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바누아투 선수들은 ‘정말로’ U-20 월드컵을 제대로 즐긴 진정한 승자였다.

FIFA 랭킹 179위, 인구 28만명, 1인당 국민소득 2872달러, 우리나라 강원도보다 작은 오세아니아의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 이번 대회도 FIFA의 지원을 통해 출전할 정도로 빈국(貧國)이지만 영국의 신(新)경제재단이 지난해 전 세계 140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구행복지수(HPI·Happy Planet Index) 조사에서 세계 4위에 오른 나라다.

바누아투처럼 행복의 아이콘인 나라가 있다. 바로 히말라야의 작은 나라 부탄.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는 넘기지 못하는 가난한 나라이지만 국민의 95%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국가. 전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낮은 국가, 바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부탄이다.

부탄이 비록 가난하지만 행복지수는 세계 최고수준인데 이는 부탄이 국민소득 높이기를 국가 목표로 하기 보다는 GNH(Gross National Happiness·국민총행복)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즉 국가의 목표를 국민의 행복으로 삼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는 없지만 GNH에 있는 요소들은 건강, 지혜, 배려, 아이들의 기쁨과 웃음, 배움의 즐거움, 행복한 결혼생활의 즐거움, 자연의 신비, 예술의 아름다움 등이다.

가난한 빈국이지만 부탄국민들에게 성장과 발전의 척도는 물질적 부유함이 아니라 바로 행복의 증진이기에 행복지수가 높다.

바누아투와 부탄 국민들의 공통점은 행복을 물질적인 요소가 아닌 자기 만족도에서 찾고 있다.

지난달 말 올해 산 마늘 첫 수매현장인 대정농협 유통사업소를 찾았다.

올해 농협의 수매가격은 ㎏당 3200원으로 지난해 4200원보다 1000원이 낮았다.

이날 만난 두 농민의 반응은 사뭇 대조적이었다.

한 농민은 가격이 지난만 못하고, 인건비는 상승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농민은 “예년과 달리 올해 초부터 밭떼기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고 언론에서도 마늘가격이 불안하다는 소식을 접해 가격 폭락이 우려됐었는데 이 정도의 가격이면 아주 만족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두 농민이 받는 가격은 똑같은데 과연 누가 더 행복할까.

행복의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다.

나의 행복은 자기만족, 자기애(自己愛)로부터 시작된다. 행복의 비밀은 바누아투나 부탄에 있지 않다. 나의 행복은 나로부터 생겨난다. 작년보다 못한 가격을 받았지만 행복을 느끼는 농부처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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