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아래

산이 있고

그 숲 속에

냇물이 흐르고

그 위를 작은 새가 납니다

 

산은 마음으로 노래하고

냇물은 몸으로 노래하고

작은 새는 입술로 노래합니다

 

이 노래

이 노래가 모아져 음악으로 흐릅니다

왜, 이 음악이 아름다운 걸까요?

조물주가 연주하는 자연이기 때문입니다.

 

산이 숲을 품고

숲이 새를 안아 아름답듯

첼로가 플롯을 품고

플롯은 드럼을 안아 아름답습니다.

왜, 함께라야 아름다운 걸까요?

음악은 조화(調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조물주 앞에

무슨 악기일까요?

지구라는 큰 무대 위에서

서로 다른 소리로 한데 어울려 아름다울

우리는 과연 어떤 소리일까요?

 

 

-고성기의 ‘오케스트라 예찬’ 일부

 

 

유월 초입이고 보니 어느새 초록들이 실팍해졌다.

 

끝물도 오래 두면 무엇이건 더 달콤한 법.

 

꽃보다 더 아름다운 걸 찾아가자는 취지아래 전문 예술법인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를 찾았다.

 

작은 거장들이 예술의 혼을 불태우는 곳이고 보니 유월 초입이 오케스트라 음율에 푹 젖어 더욱 달콤하다.

 

저리 진지하고 초롱초롱한 눈망울 들이라니….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모여든 모습이 참으로 어여쁘고 장엄하다.

 

서툴러서 다행이고 모자라서 다행이고 덜 익어서 다행이다.

 

그 다행한 일들이 모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 시 낭송가 손희정씨가 고성기 시인의 ‘오케스트라 예찬’을 낭독하고 있다.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교육과 공연 문화의 발전 계승이라는 목적을 두고 장응모 초대 단장을 필두로 1989년 37명의 멤버로 창단되었다.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 연습을 하고 해마다 2차례 정기 연주회와 2차례 특별 연주회, 또 작은 음악회를 2~4차례 개최한다 하니 이런 노력의 시간이 모여 도립제주교향악단 단원 대다수가 청소년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한 이력을 지닌 건 당연지사인 듯하다.

 

비올리스트 천세경, 첼리스트 김민지 등 세계적인 연주자가 거쳐 간 청소년오케스트라이다.

 

2003년, 2005년 대한민국 최초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독법인 인가를 받고 전문예술 법인으로 지정을 받았다며 청소년오케스트라 설명을 해 주시는 장선화 님의 얼굴에 자부심이 묻어난다.

 

제2대 음악 감독 겸 지휘자이신 허대식 님이 2013년부터 현재까지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다.

 

그 아래 열정의 꽃을 피우는 단원들이 현재 65명이다.

 

8월 27일 (일) 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열릴 제48회 정기연주회를 위하여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서곡’과 ‘교향곡 제5번’(일명 ‘종교개혁’)을 준비 중이다. 그 외에도 7월 말에 독주나 중주무대가 작은음악회로 준비되어 있다 하니 제주도 한여름 푸른 밤이 깊어 별빛 반짝이리라.

 

우연히 서가에 눈길이 닿는다.

 

음악대 사전, 최신명곡해설, 음향공학 개론, 음악의 역사…. 여러 전공 서적들이 가득하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공부하는지 서가만 봐도 한눈에 와 닿는다.

 

살풋한 매실처럼 싱싱한 아이들, 머루눈동자 반짝이는 아이들의 가는 길에 영광과 축복이 함께하기를, 음악의 신들의 각자의 가슴 안에 들어와 한 호흡, 한 호흡같이 숨쉬기를 바라본다.

 

   
▲ 스물 세 번째 바람난장이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 합주 연습공간’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공연 연습 모습.

올여름도, 아니 해마다 여름들 가을들 겨울들 또 다른 봄들이 와도 지치지 말고 불도저처럼 음악을 밀고 나아가기를 주제넘게 또 한마디 덧붙여준다.

 

재능이 아닌 노력을 주셨음에 감사하자.

 

노력은 누구나 가진 재능이기에.

 

 

글=강영란

사진=유창훈

시 낭송=손희정

음악 감독=이상철

합주 지휘=장선경

 

※다음 바람난장은 17일 오전 11시 김영갑 갤러리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