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문화, 저변 확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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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호. 21C제주유교문화발전 연구원장/수필가

“알아야 면면장(免面墻) 하지.” 공자께서 아들 리(鯉)가 공부를 소홀히 해 훈계한 내용이다. 논어 양화편에 나는 것으로 면전의 담장을 걷어내야만 앞을 내다볼 수 있다는 뜻이다.

유교란 인(仁)을 근본으로 하는 정치 도덕의 실천을 주장한 공자의 가르침이다. 공자는 수양과 실천의 관건은 이기적 욕망의 극복에 있다 했다. 바른 예절, 예컨대 버스에서 좌석을 양보하는 일, 희생을 무릅쓰고 인명을 구출하는 일을 인(仁)의 출발점이라 볼 수 있다.

인간은 본래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인 칠정(七情), 즉, 희노애구애오욕(喜怒哀懼愛惡慾)을 동시에 지니고 태어난다고 한다. 따라서 어려서부터 仁을 어떻게 키웠느냐에 따라 달리 사는 게 아닌가 싶다.

어른에게 좌석을 양보하는 선행은 작은 일이지만 쉬운 일만은 아니다. 노약자를 모른 척하고 앉아 있는 이의 마음에는 인과 욕망 사이에 불이 붙는다. 이때 인이 이기면 양보하지만 욕망이 이긴다면 자는 체하리라.

대개의 도덕적 상황은 이러한 욕망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빚어지는 갈등이 핵심이지 싶다. 따라서 사회나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본질적으로 이와 유사하다.

공자께서는 이기적 욕망의 극복과 도덕적 수양의 조화로움을 인간관계의 관건으로 보았다. 즉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 기소불욕(己所不慾), 물시어인(勿施於人), 지어인(至於仁)이라 했다. 자신을 극복하고 예를 회복하면 그게 곧 인이다. 평소에 자기가 원치 않는 일은 다른 사람도 원치 않는 법이다. 역지사지다, 그것이 궁극적인 仁의 목표라 했다.

인성예절에 관한 전인교육이 필연적이다. 2015년도에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됨에 따라 청소년에 대한 인성교육은 학교별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성 세대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은 없는 현실이다.

날이 갈수록 정신문화의 빈곤으로 이기주의와 비리가 만연하고 천륜을 어기는 풍조까지 발생하고 있다. 범죄 발생비율이 최고 지역이라는 오명이 두렵지 않은가. 예방과 지도책임이 기성세대에 있으니 하는 말이다.

20C 말에 접어들어 동북아 국가들이 급속한 정보화시대를 접하면서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으나 정신문화의 빈곤이 깊어지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의 유교문화는 본질을 계승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실증으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여전히 제사를 올리고 있다.

최근 중국 사회과학상(高起詳)과 동방도덕연구소장(王殿卿) 일행이 안동에 있는 도산서원을 둘러보고 “이제 유교의 본고장은 한국이다”고 하면서 아직은 우리 삶 속에 유교문화가 살아 있다고 감격한 적이 있다.

또한 유교문화가 세계경제를 좌우할 것이라는 석학들의 의견도 제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미래학자인 허만칸(hermankahn) 교수는 21C는 서구적 자본주의가 몰락하고 윤리도덕으로 무장한 유교적 자본주의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1989년 노벨상 수상자들의 파리선언에서도 도덕적 위기와 자연환경의 생태적 위기가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 대안은 공자의 지혜, 오직 유교사상이라 했다.

근래 들어 지역사회의 공직 비리가 극성이다. 삼무의 전통문화 속에는 선비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을 잊었는가. 극기복례(克己復禮)하고 仁을 실천하는 것만이 미풍양속을 전승시킬 수 있다.

유교문화는 낡은 유산이 아니다. 윤리 도덕의 근본 골격은 불멸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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