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제주 환경의 다름의 가치 지속 가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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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준 서울대 교수 "환경 대한 도민간 합의" 당부...알제리 죽음의 강 복원 등 성과, 유엔이 인정한 환경 전문가
▲ 서울대학교 강의동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윤승준 교수.

대한민국 최고의 환경기술과 정책 전문가인 윤승준 서울대 산학협력교수(61)는 제주의 환경문제에 대해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을 예로 들었다.


공유지인 목초지에 양을 키우는 목동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많은 양을 키우면서 결국 목초지도 사라지고 목동들도 사라지는 비극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공유된 자원을 개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용함으로써 결국 고갈되고, 모두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제주 환경의 가치, 그리고 다름의 가치가 지속가능해야 한다”며 “개발할 곳은 개발해야 하지만 제주가 갖는 다름의 가치를 위해 도민들 간의 합의,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축구에 미쳤던 소년의 선택=그는 대정읍 하모리에서 4남2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대정초등학교를 졸업해 제주시로 유학(?)을 와 오현중과 오현고를 졸업했다.


그는 “중·고교 시절에는 축구한 기억 밖에 없다. 소위 ‘먹을락’ 축구만 했다”고 말했다. 축구에 미쳐 있던 그는 고교 2학년 때부터 공부에 전념하기 시작했고, 재수 끝에 한양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4학년이던 1980년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했고, 이제 막 출범한 환경청으로 공직을 지원했다. 그의 당시 선택이 오늘에 그를 만들었다. 그는 “기술고시에 합격하면 과기부, 상공부, 철도청 등으로 갔었는데 환경청을 지원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미래지향적 이슈였고,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양대 기계공학 석사, 미국 일리노이대 환경공학 석사, 한양대 환경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환경정책의 주역=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1983년부터 6월부터 환경청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 국립환경과학원장을 거쳐 2014년 1월까지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을 역임했다. 30여 년 동안 환경분야 공직에서 일했다.


1980년 출범한 환경청의 초기 멤버로 한국의 환경정책을 함께 한 주역 중 한명이다. 그는 항상 적극적으로 공직생활에 임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물환경정책국장 시절 경기도 포천 신평리 한센인촌 무허가 염색나염업체를 합법화해 장사산업단지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십수년 동안 지속됐던 문제를 알게 됐고 직접 한센인촌을 찾아가 방법을 찾았내 끝내 해결해 냈다.


또한 1988년 서울올림픽 대기오염저감 대책 등도 그의 손을 거쳤고, 2011년 구제역 발생 당시 매몰지 주변 환경 영향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 중국 환경기술 실증화 자원센터 착공식에 참석한 윤승준 교수(오른쪽서 네번째).

▲한국 환경기술의 세계 진출=그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을 역임하면서 한국의 환경기술과 정책의 세계화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에 힘을 쏟았다.


특히 2012년 죽음의 강으로 불렸던 알제리의 엘하라쉬강을 복원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과정에 참여했고, 결국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국내 기업의 5조원 규모 수주를 이끌었다.


또한 가장 큰 환경시장인 중국에 우리 기업들의 진출할 수 있을 길을 뚫었다. 중국은 한국의 환경기술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고, 기술성능 검사증명서도 인정하지 않아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어려웠다.


그는 중국국립환경과학원과 협의 끝에 부지를 15년 동안 무상사용할 수 있는 합의를 성사시켰고, 2013년 환경기술실증화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첫 삽을 뜨는 결실을 얻었다. 중국 환경기술실증화센터에서는 우리 기업들의 전시 홍보는 물론 중국환경과학원의 검사증명서도 발급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의 환경기술을 토대로 아프리카 등 환경 후진국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는 케냐에 태양광 발전으로 간의 정수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 1월 제1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이사장을 맡아 6개 품목으로 구분됐던 재활용 분야를 통합하고, 센터의 기틀을 다진 후 2016년 3월 서울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현재 강의는 물론 한국연구재단 개도국과학기술지원 사업으로 캄보디아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반 구축 프로젝트를 참여하고 있다. 플라스틱 봉지가 배수관과 하수관을 막아 홍수를 유발하고 있는 캄보디아의 심각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에 플라스틱 봉지가 떠다니는 것을 보지 않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말한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꿈이 이뤄지지 주목된다.


그는 공직 시절 대통령 표창, 홍조근조훈장,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 한-EU 협력상 최고효율화상, 월간중안 대한민국 CEO 리더십 친환경 경영부분 대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오래 하다보면 모두 받는 상”이라고 말했다.

 

▲ UN환경기구로부터 초청을 받아 주제 발표를 하고 있는 윤승준 교수.

▲유엔이 인정한 환경 전문가=환경 전문가로서의 그의 능력과 의지는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그의 환경기술 지원 노력에 대해 프랑스 한 유명 일간지는 ‘한국의 환경기술이 아프리카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내용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또한 2012년 브라질에서 열린 리우+20 정상회의 기간 동안 그린카드, 녹색전자 조달 등 한국의 환경정책 사례에 대해 기조 연설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이끌었다.


또한 2013년 9월 제67차 유엔총회에서 공식 출범한 유엔지속가능 소비·생산이사회의 아시아지역 초대 이사로 선출됐고, 유넵 국제환경기술센터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며 한국 환경기술의 역량을 과시했다.

 

▲제주의 다름과 그 가치=그는 개발과 보존이 상충되고 있는 제주의 환경문제에 대해 “제주 환경의 가치, 그리고 다름의 가치가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제주에 가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첫 마디가 제주는 뭔가 다르다고 한다. 그게 청정한 환경일 수도 있고 독특한 자연일 수도 있다”며 “분명한 것은 무형의 가치, 다름의 가치다. 그걸 공유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과 환경 보존의 논쟁은 역사가 길고 앞으로도 계속된다. 어렵지만 도민들 간에 환경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 또는 공감대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개발이 필요한 곳은 개발을 하되 충분하게 환경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꿈을 크게 꾸고, 꿈에 미쳐라=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에 대해 그는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그는 “미쳐야 도달한다는 뜻이다. 큰 꿈을 꾸고, 그 꿈을 놓지 말고, 그 꿈에 미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 출신 중 훌륭한 분들을 보면 자기 분야에서 큰 일을 이룬 사람들이다. 그분들을 만나보면 자신의 꿈에 거의 반은 미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고향 제주는 어떤 의미냐는 물음에 그는 “제주는 우리의 모든 것이 아니냐”고 짧고 굵은 답변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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